'2010/05'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10.05.30 시작이 있었지.
  2. 2010.05.30 현실 인식
  3. 2010.05.30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4. 2010.05.29 .....
  5. 2010.05.29 내가 아픈 만큼
  6. 2010.05.28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7. 2010.05.28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8. 2010.05.28 멋지게 이별했네.
  9. 2010.05.28 아픔
  10. 2010.05.28 18일의 꿈
일기/everydaylife2010. 5. 30. 22:37


...... 멍청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연주회 동영상을 다시 보게 되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이지 이보다 아름다운 장면도 드물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만들어내는 기타의 선율-
따위의 식상한 표현으로는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지.



그렇게 지켜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 장면을 지켜보다가 네가 나를 보게 되었었는데, 하고.
지금 바로 이 장면을...... 보다가.
그렇게 우리가 시작되었었는데.... 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장면인 것이다.
우리의 프로그램, 우리의 합주랄 것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없다.
환상, 천국, 하, 그 자체인 것을.
그 세계 속에 있을 때는 아무 것도 두렵지 않았는데.
힘든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도피처였지.



어느덧 공연은 막공을 앞두고 있고,
'우리'도 이렇게 끝인가 싶다.
이렇게 힘들고 거짓말같은데,
정말로 이렇게 끝나야 하는 것인가 싶다.
정말로,... 꼭 이래야만 하는 걸까.



꼭 이런 식으로 끝내지 않아도,
꼭 이렇게까지 아파하며 힘들어하지 않아도,
괜찮은 거 아닐까,
꼭 이러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닐까....
넌 나쁜 데다 바보같기까지 하다.
동시에 똑똑하고 따뜻하다. 
어쩌란 말이냐. 어떡하라고. 
멀쩡히 충만하게 행복하게 살던 날 이렇게 들쑤셔놓고.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험 스트레스  (0) 2010.06.06
풀리지 않는 궁금증  (0) 2010.06.02
현실 인식  (0) 2010.05.30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0) 2010.05.30
.....  (0) 2010.05.2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30. 16:39


방법은 하나다.
진짜로 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거.
.... 그것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고 더 잘난 사람이 되는 건 가능하다.
그거 하나는 자신 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멋진 사람이거든.
이렇게 버려지기에는 너무 아까운 꽃인 거, 나도 너무 잘 알거든.
게다가 난 이미 머리 속에 수많은 생각들을 갖고 있다.
더 멋지고 좋은 사람이 될 화려한 플랜들이 수십 가지야.
하지만 나에 걸맞는 좋은 사람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서.
좋은 사람은 있을 지 모르지만,
나와 잘 맞는 사람, 나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사람,
그 교집합에 해당하는 사람을 찾는다는 건
정말로 운명이 작용하는 일이라 믿기에....
'그것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넌, 정말로 나에게 못된 짓을 한 게 맞다.
못됐고, 못났다.
제대로 책임지지도 못할 것,
먼저 일을 벌여놓고 평온하던 내 삶을 이렇게 들쑤셔놓았으니.
나에게는 정말로 못할 짓을 했지. 사실이다.


하지만, 식상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나는 정말로 그를 이해한다.
....... 나라도 그렇게 했을테니까.

그게 그 사회에서의 그네들의 삶이다.
자신의 꿈을 향한 길의 존립 여부가 위협받고,
소중하고 꼭 지켜내야 할 것들이 불안해지는 상황이 닥쳤다면-
살아남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사사로운 정이나 인간적인 부분들을 냉정하게 끊어내야 하는.

사람을 살리는 따뜻한 의사가 되기 위한 길에서,
소중하지만 사사롭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
감성과 이성의 위태로운 외줄타기.
그런 독기와, 중요한 가치를 위해 다른 것들을 칼같이 배제할 수 있는 냉정함,
이런 것들이 있기에 그 자리에 있을 수 있었을 것이고,
- 나 또한 그렇게 올라갔었기에. 운명의 장난으로 의대 문턱에서 돌아와야 했지만-
그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니.
사람을 살리기 위해, 자신과 자신의 소중한 다른 부분들을 잘라버릴 수 있는,
가장 냉혹한, 이성의 차가움....



- 문득, 그렇던 내 자신이 더 둥글어지고 더 따뜻해지게 한 내 전공이 고맙다.
  고마우면서도, 예전의 내가 그립기도 하고, 내 길이 혼란스럽기도 하다.



너로서는, 성숙한 인간으로서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인 것이다.
네가 지켜야 하는 중요한 것을 지켜내기 위해 선택을 해야 했고,
그 선택의 과정에서 나를 버린 것이지.
선택이라는 것은, 어느 한 쪽을 버리게 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고.
네가 나를 버렸다기보다는,
나와 관련된 이 상황을 선택하지 않고 포기한 것이지.
나는 그 상황 속에 포함되어 있던 사람이었던 거고.
나에 대한 행동은 아니었다, 고 생각하려 한다, 나는.
견디기 위해서.


너는 합리적인 판단을 했을 뿐이지.
하지만 물론 나에게 못된 짓을 한 것이 맞지.
아주 몹쓸 짓, 못나고 못된 짓을 한 거지.
하지만 그건 내 입장에서 못된 짓인 거고,
네 입장에서는 가슴아프지만 합리적인 판단을 한 것이지.
나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기에...... 나는 미워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이, 상황이, 거기에 연루된 것이 나라는 것이,
원망스럽고 답답하고 아플 뿐.



.... 냉정함 속에서도 따뜻함을 잃지 않았던 네 모습이 아련하구나.
끝까지 넌 사계절같은 사람이었지.
못할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끝까지 아픔을 가능한 한 짊어지려 했던 너의 배려와-
차가운 말을 냉정하게 뱉어내면서도, -내가 원망할 수 있게 하려고-
하, 하지만 내 눈에, 웃으면서 그 말을 하는 네 모습이 참 아팠었지,
확고했지만, 사람인 이상, 많이 아픈 일이었지.
넌, 가슴 따뜻한 의사가 될 거야,
넌 냉정했지만 따뜻한 사람이었어.
..... 그리고 그런 자질은, 아무나 갖출 수 있는 자질이 아니야.
난 알고 있지.




.... 그래서, 달라지는 게 무엇일까.
냉철한 현실 인식.
우리가 어떻게 손 쓸 수 있는 부분이 없다는 것.
그러니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넌 정말 좋은 사람이었다는 것.
그리고 그걸 너무 잘 알고 있는데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
... 남는 것은 답답함과 아픔 뿐인가.
... 그러니까, 더 좋은 사람 만나서 잘 지내라고 하는 거였겠지.
정말이지,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을 뿐.
아이고, 아이고.... 헛.



진심, 뭐 이렇게 잘난 이별이 있냐.
뭐 이렇게 수준 높고 아픈 이별이 다 있냐.
돌겠다, 진짜로.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리지 않는 궁금증  (0) 2010.06.02
시작이 있었지.  (0) 2010.05.30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0) 2010.05.30
.....  (0) 2010.05.29
내가 아픈 만큼  (0) 2010.05.2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30. 16:02


잘 알지요.
어떻게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픈 만큼 분명히 성숙할 것이고,
더 좋은 시간은 분명히 찾아올 것이고,
그제서야 서러웠던 시간들이 나를 위무할 것이다.


이별했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만큼, 슬퍼할 이유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실컷 힘들어하고.
소중한 나를 위해서 이런 나를 수용하고......


게다가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소중한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그리고 그들은 늘 그 자리에 그대로라는 걸.
.... 네가 말 해 주었듯이.
너를 그렇게 소중히 길러주신 할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
나 만나러 다니느라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그런 건 아닌데,
나는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잘 하고 있었는데,
그래, 바보같이 그런 균형 하나 못 잡았으면서,
남녀간의 이런 지극한 사랑이 결국 확장되어서 온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게 마련인데,
그렇게 승화시키고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서,
연애와 사랑의 휘발적인 속성에 더 크게 주목해 나같이 소중한 사람을 버렸지, 그랬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굳이 그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이후
내 소중한 사람들을 바라보기가 부끄럽고 힘들다.
슬프고 서럽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 잊게 되는 것.
정석이지만 나에게는 적용되기 힘들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완벽한 상태의 연애였고,
그는 나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상대였기 때문에.
일말의 트러블도 느껴 본 적이 없는 상태로 서로를 끊어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이별이 힘들다.
힘들어해서는 안 되는데, 힘들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작이 있었지.  (0) 2010.05.30
현실 인식  (0) 2010.05.30
.....  (0) 2010.05.29
내가 아픈 만큼  (0) 2010.05.29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2010.05.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9. 18:13


독하다. 진짜 독하다.
진짜 무섭고 독하다.
진짜......... 진짜 존경스러울 정도로 칼같다.
..... ... ..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실 인식  (0) 2010.05.30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0) 2010.05.30
내가 아픈 만큼  (0) 2010.05.29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2010.05.28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0) 2010.05.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9. 18:03


너도, 많이 아프구나.
나처럼, 내가 아픈 것처럼, 내가 아픈 만큼 아프구나.



우리가 사랑한 게 진실이었지,
그랬지.
아무리 꿈이라 믿고 싶어도, '너무' 현현한 - 사실이었지.



이런 아픈 마음을 어떻게 감추고 그렇게 날 보내주었는지,
생각할수록 독하고 무섭고 속이 깊은 사람이었지...



아픈 마음 외면하며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
나도... 아픈 마음 외면하며 열심히,
정리를 하고... 공부를 해야 하지.



어제 허한 마음으로 집에 들어와, 잠시 애같이 칭얼대다가,
잠을 실컷 자고..... 눈부신 햇살 속에서 밥을 먹으며 바보같이 계속 울고,
멍청하게 앉아서 기타를 치다가, 멍하게 있다가,
기타 사운드홀에 대고 말을 걸었다.
한참동안 말을 했다. 그리고
네 시간이 지났다.



그리고 처리하지 못한 일들을 본다.
나는 급히 약속을 하나 취소하고,
일을 할 생각을 해 본다.
하지만 무섭다, ..... 손을 대기가 무섭다.
이 마음을 외면하고 무언가 다른 일을 하며 부유하기가 두렵다.



내가 바덴 재즈를 치면서 아프듯이,
너도 오디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쳐야 하는 이 곡이 아프겠구나.
...... 나만 아픈 게 아니지, 그렇지.
둘 다 힘들지, 사랑하는데 헤어져야 했으니, 힘들지, 그렇지....
세상 어떤 이별보다도 힘든 게 사실에 반하는 일을 해야 된다는 것,
이렇게 아프고 힘들 걸 알았는데,
앞으로 서로 신경쓰지 못하더라도 그저 존재하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될 거란 걸 왜 몰랐는지,
...... 난 알고 있었고. 난 기다릴 수 있었고,
그것도 애처롭지 않게, 시들지 않고 당당하게 혼자 잘 기다릴 수 있는 사람인데.
그걸 못하게 하고, 존재를 앗다니,
... 이전에도 그랬고 널 만나면서도 그랬고,
난 나를 위해서 나를 위한 행동들을 했는데,
네가 없는 지금 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서럽고 아픈지.......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별을 받아들이기 위해서  (0) 2010.05.30
.....  (0) 2010.05.29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2010.05.28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0) 2010.05.28
멋지게 이별했네.  (0) 2010.05.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8. 10:25


너,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넌 괜찮지?
이렇게 끝까지 잘해주고,
생각 날 때마다 아프게 하고,
그래놓고는 사랑하는데 사랑하지 못하게 하잖아,
네 상황 때문에, 네 일 하려고,
한 사람 마음을 이렇게 힘들게 하는 거잖아,
그리고 나는 그걸 또, 바보같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려 하잖아,
아, 그래. 어쩔 수 없구나.
네 잘못이 아닌 걸. 그게 더 합리적인 판단이라면 그렇게 해야지.
나에게 집착하느라 더 소중한 걸 버리면 안 되지. 라고.
그래, 네 말대로, 그걸 왜 이해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내가 좀만 더 속이 좁았다면 쿨하게 성질내고 말았을텐데.
이해가 되니까 미워할 수 없고,
미워할 수 없으니까 받아들여야 하고,
받아들이니까 사랑하는 맘을 죽일 수 없다는 걸 아는데
사랑하면 안 되잖아.
그리고 너는, 무책임하게 내가 잘 되기를 바라고 안 아프려고 하잖아.
이렇게, 이렇게 아프게 해 놓고..........





어제 그 마당에,
고성방가를 하는 어떤 사람들이 그 노래를 부르더라.
... 우리가 시작된 그 곳에서.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0) 2010.05.29
내가 아픈 만큼  (0) 2010.05.29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0) 2010.05.28
멋지게 이별했네.  (0) 2010.05.28
아픔  (0) 2010.05.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8. 09:50



한동안 아플 걸 생각하니 아프네.
추억이 서린 장소들,
폰만 봐도 마음이 아리다.


음.....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탈피해서,
일에 집중해야 할 테다.
할 공부가 아주 많다는 걸 알기에.
지금으로선 집중할 수 있을지,
마음이 아픈 걸 외면하기가 힘들다.
다 걷어내고, 실컷 울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개운하게 나가고 싶은데.



넌 그렇게 하고 있을텐데,
- 심지어는 어제부터 그랬잖아, 계획을 세우며.
나도 그래야 하는 건데.
넌 네 의지로 잘라냈으니 그게 더 쉬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잘려나온 입장이라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네 흔적들을 보고 있노라면 맘이 아프다.
이해할 수 있기에 미워할 수는 없고,
그저 아플 뿐이구나.
사랑에 대한 것은 네가 더 빨리 정리할 수 있겠지만,
글쎄, 네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복잡할거야,
그래도 너답게 잘 헤쳐가겠지.
완전 멋있게 살아낼 거잖아.
쳇, 진짜 이거, 너무하잖아. ㅎㅎ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도리가 있나.
10년 뒤에 넌 결혼하겠지, 훌륭한 의사가 되어 있을 거고.
10년 뒤에 난, 교수가 되어 있을 거야.
그럼 그럼.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건 너에게나 나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야.
진짜 멋진 사람이 될 마지막 시기를 채워나갈 기회를 얻은 거야......
나도 알잖아,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걸.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다시 나를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는 걸.



지금은 아프지만,
그래, 잘난 놈이 왜그러나.
진짜 멋진 사람 만날 수 있잖아.
더 좋은, 아주 끝내주는 시간이 날 기다리고 있을거야.
치유될 수 있는 상처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거야....



그래도 네가 멋지고 좋아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는 힘든 걸.
이렇든 저렇든 넌 너고, 너무나 멋진 놈인 걸.
싫어지고 미워져서 헤어진다면 맘을 떨쳐내겠지만,
좋은데 상황을 인정하고 보내야 하는 것인 걸.
이렇게 평생을 묻어두어야 하는 아픔이 생기다니,
진짜, 잊을 수 있을까, 그 누군가를 만나서.....?



치유돼, 넌 잘난 놈이 왜 그러냐.
그 한 마디에 안정해보려 하지만,
그마저도 네가 한 말이기에 속이 아프다.



제가 하는 짓이 못된 짓인 줄 잘 안다.
아픔 없이 보내주려고 끝까지 배려하고 아픔의 많은 부분을 제가 짊어지려 한다.
그리고...... 내가 잘 되기를 바라잖아.
그렇게 책임감을 안 느끼려고 하잖아, 못된 놈이잖아.
이렇게 아프게 만들어 놓고는,
내가 그렇게 되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는 안 아프잖아,
나쁜 놈이잖아...........



가장 쉬운 건,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지.
그리고 내가 죄인이 되면 되는 거야.
나만 죄인이 되면 돼, 가장 깨끗하지.
쳇. 그래서? 그렇게 했니,
그렇게 하지도 않았으면서,
맘만 더 아프게 해 놓고는, 나쁜 놈.



이 상황에서 벗어나서,
이것이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 존재했고 그 와중에 내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해질텐데.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우리 진짜 잘나긴 잘났다.
이별을 이렇게 멋지게 할 수 있는 커플이 몇이나 되겠어.
어느 누가 이렇게 이성적이고 감성적이고 배려와 유머가 있는 이별을 할 수 있겠어.
어떤 여자가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서 화내지 않고 웃으며 이해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려 할 수 있겠으며,
어떤 남자가 이런 상황에서 웃으며 여자에게 독한 말을 쏟을 수 있겠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런 대화를 해 내다니,
우린 정말, 잘 맞긴 잘 맞았던 것 같으다.
다시 만나기 힘든 좋은 짝이었다, 정말 그렇긴 했구나, 싶다.
허허허. 정말 우리 잘난 사람들이구나.
좋은 사람 만났구나. 좋다.
여기까지 좋다. 그리고 끝내고 싶은데,
음... 그래, 그럴 수 있는 장치가 너에겐 있어서 좋겠다.



야옹아, 힘내.
너도 곧, 이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찾게 될 거야.
할 수 있어.
생각하지 않고 있다보면 많이 희미해질 거야,
그리고 이겨내면서, 어떻게든 더 성숙하고 멋진 사람이 될 거야.
사랑은..... 어떻게든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준다.
행복의 이름으로든, 아픔의 이름으로든.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가 아픈 만큼  (0) 2010.05.29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2010.05.28
멋지게 이별했네.  (0) 2010.05.28
아픔  (0) 2010.05.28
18일의 꿈  (0) 2010.05.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8. 09:19


언니가 말했다.



멋있네.
멋지게 이별했네.




영화같다.
영화 한 편 찍고 왔네.
비포선셋, 비포선라이즈같다.
솔직하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예의가 있고,
유머와 위트가 있고,
감성적이면서도 이성의 칼날이 살아있고.




성숙한 두 남녀의.......
둘 다 나이에 비해 성숙했고.
어린 놈이 생각 깊이가 남다르네.
근데 짜식 끝까지 멋있는 척 했네.
더 망가졌어야 했는데. ㅎㅎ



남녀간의 이런 일들은
너무 자주 일어나는 흔한 일이라
식상하다고 생각해왔어.
헤어졌어. 응, 그래. 그랬구나.
이야기를 다 해 볼 생각도,
누군가가 모두 이야기하는 것도,
들어 본 적도 없고 그럴 상황도 없었던 것 같다.
근데 야옹아,
니 얘기 진짜 재밌다.
지금껏 들어본 어떤 이야기보다도 재밌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나한테 못할 짓 한 거야, 너.  (1) 2010.05.28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0) 2010.05.28
아픔  (0) 2010.05.28
18일의 꿈  (0) 2010.05.28
길을 걷다가  (0) 2010.04.25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8. 09:08


그래서 마음이 더 아프다.
정말 멋진 놈이잖아.
복잡한 감정을 완전히 컨트롤하고,
독하게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함을 잃지 않으며,
배려와 예를 잃지 않으며,
동시에 차갑고 냉철해질 수 있는.



그는 나를 납득시켰다.
납득시키려 무진 애를 썼다.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하면서.
참 멋지고 능숙한 방법이었다.



이런 너에게-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이런 당신이기에,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현실이 아프다.
그는 나에게, 좋은 사람을 만나라고 한다.
자기보다 더 좋은 사람, 정말 멋진 사람을 만나라고 한다.
그런 사람이 있기는 있을까,
있더라도 내가 만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나에게,
잘나고 멋진 놈이 자기 같은 사람에게 왜 그러냐고 반문한다.
사랑은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시간이 약이라고 했다. 걱정하지 마, 괜찮아 질 거야.
- 이러면 정말 좋겠다,
  연주회 때, 네가 멋진 사람하고 팔짱 딱 끼고 나타나는거야.
  나는 축하해주고.



천하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나다니,
사랑하지만 사랑하면 안 되는 상황을 만나다니.
이 잘난 내가, (ㅎㅇ)
사랑만 받고 살아도 모자란 내가......
마음만 먹으면 더 멋진 사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운명 같은 이 시간을, 일생에 다시 올 수 없을 것 같은 시간을
이렇게 보내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가 못하다.



쿨해져야 하는데.
나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멋진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고.
.. 하지만 멋진 사람과, 나와 맞고 나의 매력을 볼 수 있는 사람은 다른 것이라.
이런 운명은 마음을 먹는다고 나타나는 것이 아닌 것을 아는지라.



웃겨서 많이 웃었다.
이렇게 끝이잖아.
한 순간에.
거짓말이지.
이게 이렇게 끝나는구나.
그리 놀라울 것도 없는 사실이다.
이미 잘 알고 있었잖아.
하지만 ..... 왜 이렇게 아픈지......



친구로 지낼 수 있을까? 어떻게 생각해?
........ 안 되겠다.
그러니까, 모르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구나, 그치.
조금 거만한 생각일 수 있지만,
친구로 지내다보면, 네가 날 기다릴 것 같아.
......... 너는 마음 완전히 떼겠지, 아주, 잘, 쿨하게.
상황도 상황이거니와.
하지만 나는 통보받은 입장이고, 상황은 같기에,
나는 기다리겠지, 그렇겠지.
아주 정확한 판단이야.
그래서 서로를 위해, 이렇게 되어야 하는 거지.
하하, 이거 뭔가 쪼-금 억울하다. ㅎㅎ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뭐 이런 게 다있냐. 그렇지?  (0) 2010.05.28
멋지게 이별했네.  (0) 2010.05.28
18일의 꿈  (0) 2010.05.28
길을 걷다가  (0) 2010.04.25
나도 참.  (0) 2010.04.24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10. 5. 28. 08:36

이렇게, 끝이 났다.



간밤에 잠을, 설친 것도 같다.
나에게 이 시간은 꽤 이른 시간이다.
아까는 6자 대에 눈을 떴었다.
더 이상 눈을 붙이기가 힘들어서 몸을 일으킨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



어제가 잠깐 생각 난다.
어둠, 그리고 향기와, 모습들, 말, 말들이.
그리고 곧 깨닫기를-
이제는 영원 속으로 묻어야 하는 것들, 이라는 것.



어제 끄집어내지 못했던 말이 하나 생각 난다.
- 이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아주 좋은 꿈, 아주 긴- 꿈, 을 꾼 거야.
  그리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거지,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도 '그러면 좋겠다' 라고 말했지만,
새벽에 느끼는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잘 알고 있다.
사랑의 속성,
연애와 감정의 패턴에 대해서.
알면서도 속고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순간이 오지 않을 것처럼 행복한.
사랑이란 이름 아래 변해가는 것들과,
집착이 되어가는 안타까운 것들,
주변의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균형을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게 하는 격렬한 상황들,
그리고 원망스러운 세상의 흐름.



지금의 너에게 이것이 가장 너답게 사는 길임을 안다.
이것이 '나'에 대한 행동이 아니라,
현재의 너에 대한 가장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임을 안다.
이렇게 잘라내는 것, 아파도 웃는 것,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정말 잘 했다.
정말 멋지게 해 내는구나.



슬프지는 않다.
다만, 아프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멋지게 이별했네.  (0) 2010.05.28
아픔  (0) 2010.05.28
길을 걷다가  (0) 2010.04.25
나도 참.  (0) 2010.04.24
생일 축하합니다  (0) 2010.04.20
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