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4. 15. 22:27

봄이다.
꽃이 흐드러지고 새가 맑은 소리로 노래하는 봄.

밤마다 얌전하게 넘어가는 날이 별로 없어서,
다음날 아침이면 늘 정신도 없고 나 자신에게 신경도 별로 써주지 못하지만,
기숙사 뒤로 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길을 걷다보면 마음은 금방 기쁨으로 벅찬다.

말간 봄하늘을 배경으로, 햇빛에 눈부시게 빛나는 꽃비를 맞으면 이내 황송하다.
파릇파릇하게 올라오는 보드라운 새순이랑, 또 그애들을 살포시 덮은 풍성한 분홍 꽃잎들을 보면 이내 감복해버린다.
꽃그늘을 지나가다 온몸에 확 끼쳐오는 꽃향기에, 봄향기에, 그냥 그자리에 서서 울어버리고 싶을 만큼 몸둘바를 모르기도 한다.

이런 아름다운 것들 속에 살고 있는데,
게다가, 이젠 맘만 먹으면 즐길 수도 있는데-...
우울해 하는건 사치고,
즐기지 않는건 죄야-

..라고 되뇌인다.

그렇게 되뇌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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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