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7월의 마지막 날.
아, 정말 정신없이 보냈어.
이래저래 차가웠던 7월..........
글쎄, 왜 그랬는지, 곰곰 생각해 보면 알 것도 같은데,
그럴 새도 없이 시간은 가던 대로 흐르고, 흐르고-
이제 내일 이른 아침, 나는 다시 청주로 떠난다.
그 동안, 지독히도 솔로처럼, 정말로 지독한 솔로처럼 지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오는 연락도, 일부러 받지 않고. 긴 얘기는 항상 사절....
네톤에도 절대 접속하지 않았고,
(수강신청 날 빼고. 심지어는 그 날에도,
난관에 부딪쳤던 나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스런 쪽지를 보내주었고 안부를 묻기도 했었는데......
정작 나는 정신없이 대답을 하다가 말다가, 내 수강신청이 잘 끝나고 난 뒤 성질을 가라앉히고 쏙, 나와버렸다.)
미니홈피에도 접속 안 했어.
'언니 꿈 꿨어' 라고 남아있는 일촌평이 대체 언제 작성된 건지도 모르겠어.
미안해 죽겠는데, 안부 전하러 갈 의욕은 안 생긴다.
'잘 살아 있다' 한 마디만 띄워놓고 대체 뭐하고 지내고 있냐는 녀석,
'아가 보고싶어 죽겠어 내일 부산 올래?' 하고 문자 보내주는 언니,
휴, 난 단지 의욕이 없었고, 근신하고 싶었고, 혼자 괜히 바빠서,
다 착하게 거절하고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사랑이 다시 그립고 사람이 좋아서, 한없이 살갑게 살살 녹는 여자였는데,
그걸 다 풀어놓지 못하고선, 갑자기 콱 막혀버리고, 차갑게 굳은 버터같이 조용해져 버렸다.
내가 걷는 속도보다 훨씬 빨리 지나가 버리는 시간이 야속하고 처절하게 느껴져서일까.
시간이 흐르는 속도보다 더 빨리 걷는 중에는 그렇지 않은데,
이렇게 되었을 땐 도무지가, .......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다.
그래. 불안한 거야.
몽골에 있을 땐 지극히 행복했는데.
시간이 흐르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삶이란 것.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었어.
흘러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애초에 완벽하지 않다는 걸 자꾸 다시 자각하고,
그저 현재에 얻을 수 있는 것에 완전히, 그리고 단순하게, 집중하는 것만이,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알면서도.
왜 자꾸, 다시 놓치는 걸까.
아, 모르겠다.
전에도 그랬듯이, 일단 다시, 다시 부딪치자.
그리고 웃자. 아주 찢어져 버릴 것 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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