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8. 9. 22:26
하루종일 힐을 신고 걸어다녔다.
서점에서 그걸 신고 한참 서서 책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종일 그러고 다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발에 깃털이라도 달린 양 걸음걸음엔 음표의 경쾌한 꼬리자취가 남았다.

그리고 오후 8시 정각, 버스가 떠나고, 커튼은 닫히고,
여느때처럼 편의점에서 주간지 하나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무릎 뒤쪽 위까지 못견디게 당겨오기 시작한다.
하루동안 사라져 있기라도 한 듯했던 내 육신과 정신의 무게가,
일순간에 엄지발가락 뼈 양쪽에 온전한 제 정체를 걸고 내게 말을 걸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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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