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9. 2. 11:55




오랜만에 5층에 다시 살게 되었다.
내 방 창에서는 바로 맞은편 기숙사가 보인다.
그리고, 정말 넓은 하늘이 보인다.



가을에 하늘이 뻥 뚫린 5층 방에 살게 된 건 정말 행운이다. 
맑고 선선한 바람이 솔솔 살갗에 닿는 창가에 앉아,
시시각각 변하는, 세상에서 가장 넓은 캔버스를 바라보는 기쁨!
귓가에 클래식 기타 음악이라도 흐르고 있다면,
그 순간만큼은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된다.



아파트 복도 창가에 앉아 매일같이 하늘을 바라보며,
나는 세상에서 가장 멋지고 큰, 살아있는, 움직이는 그림을 가졌다고 생각하던 어린 시절.
학교에 사는 동안, 나는 항상 그 어린 시절을 다시 꿈꾼다.
방을 배정받을 때면, 어떤 그림을 함께 받게 될 지에 두근대며 감각을 곤두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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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