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익숙한 불안의 근원은 어디일까.
아, 생생하게 살아와, 거부하고 싶어, 무시하고 싶어, 부인하고 싶어.
맞아, 아무도 없는 골방에서 내가 매일같이 시달려야 했던 그것.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 끝없는 혼란 속에서도, 걸어야만, 나아가야만 했던 그 시간들.
그래야만 했음에도, 정지해 있는 나를 매 순간 발견할 수 밖에 없었기에-
감당할 수 없는 불안과 우울의 나락에서 매일같이 허우적대야 했었지.
할 일이, 상상도 못하게 많은 사람들도 많은데,
내가 이렇게 낙담하고 의욕 없어 할 이유는 사실 없다, 타자의 시점에서는.
단지-, 자꾸만 현한한 모습으로 떠올라오는, 그 탁한 올리브빛 기운이 날 휘감는 까닭이다,
이건, 이렇게 힘든 건.
그 때의 그 답답하고 우울하며 차가웠던 공기,
10월 말이라는 시간,
아무도 없는, 좁은 골방, 노트북 한 대, 이층침대, 스탠드, 책들,
무언가가 날 짓누르고 있는 상황적 유사성,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없음에 대한 혼란.
모든게 유사해서 잠자고 있던 내 대뇌의 깊숙한 곳을 자꾸만 찔러댄다.
....... 난 언제쯤, 이 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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