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10. 17. 01:28

요샌 기타 음악이 참 끌려.
들어도 들어도 지겹지 않게, 온몸에 착착 감겨들어 날 달래고 감싸주는 음색.
클래식 기타도 좋지만, 특히 요즈음엔 핑거스타일 기타 소리가 그렇게 좋을 수 없다.

핑스기타를 사랑하고 애연주하는 사람들의 블로그에 많이 깃들게 된다.
한 곳에 오래도록 머물면서 기분좋게 감상하는 것이 아주 최근의 습관.
그리고, 이렇게 음악하는 사람들의 블로그에 머물고 있으면,
이내 얼굴을 맞대고, 따뜻한 커피가 있고 주황빛 조명이 은은한 카페에 함께 앉아,
친밀한 대화를 나누고 싶어진다.

어제는 밝은 음악을 들으면서 의자를 그렸다.
그래서 날렵하고 가벼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의 미소가 흩어져 있을 것 같은 녀석이 화폭에 담겼다.
오늘은 사실 많이 방황하고 힘들었는데, (나 그래서 혼자 밤중에 음악관까지 갔다가 점호시간 다 돼서 돌아왔잖아) 그래서 많이 센티멘탈하고 잔잔한 선율의 음악을 들으면서 채색을 마무리했더랬다.
완성본은, 처음 색채 톤보단 훨씬 많이 다운된, 차분하고 사색적인 의자.
그리고, 내 마음이 가는 대로 그린, 스케치도 없었던 작은 수채화 한 장.
그림을 보니, 나 평정을 되찾았구나, 싶고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떠오른다.

자유롭게, 어떤 부담도 배제한 상태에서 우러나온, 순수한 내 안의 예술의 발로.
미술, 그 중에서도 수채화라는, '물감'과 '물'이라는 매혹적인 매체를 통해 작은 종이에 처음으로 펼쳐진, 나도 모르던 나의 또다른 세계, 그 또다른 모습으로의 승화, 아름다운 앙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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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