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8. 11. 23:12



이것 저것, 일이 많았던 하루였다.

내가 받고 있는 장학금이, 현금으로 계좌에 입금되는 것이 아니라 기성회비 고지서에서 면제되어 나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아무런 혜택이 없다는 걸 알았다.

사회봉사 과목을 수강 신청 했었는데 가능 배정 인원보다 늦게 신청했기 때문에 옛 룸메와 함께하지 못하고 같이 잘려버렸다는, 그런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받았다.

미안한 마음과 19학점이 된 내 학제수준 학점을 구제하고자 하는 절박함이 뒤섞인 기분으로 급히 전화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지만 신호음만 무심히 들려올 뿐, 아무도 전화를 받아주지 않았다.

지금 일에만 집중하자, 한참을 되뇌면서 수영에 몰입했고, 자유형으로 30미터를 쉬지 않고 질주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한 뒤 완전히 진이 빠져서, 그러나 마음은 충만한 기쁨으로 풀을 벗어났다.

라커룸에서 문자 수신 진동을 듣고 확인해 보니, 학생 지원과에서 와이즈로 신청해도 된다는 문자가 와 있어서 너무나 기쁜 마음에 바로 전화를 걸었고, 이후 몇 통의 문자와 헛전화 후에 와이즈로 신청 변경했다.

정말 잘 된 일이었고 너무나 만족스러워서 기대감과 기쁨에 차 몸이 피곤한 줄도 몰랐다.

삼계탕과 30도짜리 홍삼주를 먹으면서 남자 양궁 단체 결승전을 보았고, 이탈리아 팀 마지막 한 발을 쏜 선수의 결정적인 실수로 대한민국이 네 번째 금메달을 획득하는 걸 지켜보았다.

텀 프로젝트때 사용할 원고를 마저 써서 완성하고, 텝스 공부를 사십여분간 하고 있는데 아빠가 남현희 선수의 펜싱 결승전을 보라고 하셔서 중간에 마무리하고 거실로 나갔다.

경기 마지막 30초동안 두 선수의 전세는 미친듯이 오르내렸고, 결국은 남현희 선수가 너무나 아쉬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까 유도 결승전에서는 왕기춘 선수가 13초만에 패하는 바람에 또 정말로 아쉽게 은메달을 획득했는데.

아쉬운 은메달 두 개.

올림픽과 스포츠 세계, 꼬리를 잡고 생각해볼 거리가 정말로 많은 '거리'.

으음, 이러나 저러나 한가지 그저 마음 한구석에 자리한 생각 하나.

오늘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지금도 많이 바쁠까?

지금 문자해도 될까?

자기 목소리 듣고싶어... 나 오늘 이런 저런 하루 보냈다고 종알종알대고 싶어,
어떤 얘길 해도 자상하게 들어주고 다정하게 답해주는, 그 온기어린 목소리를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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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