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10. 5. 28. 08:36

이렇게, 끝이 났다.



간밤에 잠을, 설친 것도 같다.
나에게 이 시간은 꽤 이른 시간이다.
아까는 6자 대에 눈을 떴었다.
더 이상 눈을 붙이기가 힘들어서 몸을 일으킨다.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



어제가 잠깐 생각 난다.
어둠, 그리고 향기와, 모습들, 말, 말들이.
그리고 곧 깨닫기를-
이제는 영원 속으로 묻어야 하는 것들, 이라는 것.



어제 끄집어내지 못했던 말이 하나 생각 난다.
- 이러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
  아주 좋은 꿈, 아주 긴- 꿈, 을 꾼 거야.
  그리고 일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거지,
정말로,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제도 '그러면 좋겠다' 라고 말했지만,
새벽에 느끼는 이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잘 알고 있다.
사랑의 속성,
연애와 감정의 패턴에 대해서.
알면서도 속고
예상하고 있으면서도 그런 순간이 오지 않을 것처럼 행복한.
사랑이란 이름 아래 변해가는 것들과,
집착이 되어가는 안타까운 것들,
주변의 다른 소중한 것들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균형을 잡고 싶어도 잡을 수 없게 하는 격렬한 상황들,
그리고 원망스러운 세상의 흐름.



지금의 너에게 이것이 가장 너답게 사는 길임을 안다.
이것이 '나'에 대한 행동이 아니라,
현재의 너에 대한 가장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임을 안다.
이렇게 잘라내는 것, 아파도 웃는 것,
아무나 할 수 없는 일, 정말 잘 했다.
정말 멋지게 해 내는구나.



슬프지는 않다.
다만,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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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