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4. 10. 23:00

종프 다녀왔습니다.
맘이 ..... 정말 힘드네요.


2개월 가까이 모든 정을 다 쏟았기에,
팀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묘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어쩌면 영원히,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언제까지고 그리울겁니다.

우리 함께하며 웃었던 시간들,
같은 시간에 함께 공명하던 순간들,
첫 연주회 무대에서 떨리던 그 찰나까지도.

그리고-
이 내 외로운 맘은 혼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고,
모두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테지요.



시실리아노가 흐르는 조용한 방,
아-, 모든 게 이렇게, 그냥 끝나는 걸까요.
물론 영원한 건 없는 거겠지만,
그렇다면, 이 괴롭고 슬픈 영혼은 어떻게 하나요.
이 정 많고, 고독한 어린 아이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물론.  


Ballad for Kay의 기타 선율이 시리도록 달콤하게 가슴을 저미는 밤입니다.
작고 깜깜하던 독서실에서
이 달콤한 음률에 몸을 맡긴 채
몰래 사 온 술을 들이키며 해석학의 어느 정리를 증명하던,
이제 벌써 2년 전이 된,
그 시절의 어느 날이 떠오릅니다.


앞이 캄캄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그 날, 그 나날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밖에서 누가 힘들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밤이 괴로운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가보지요.



모든 게 지나가고,
다시 밀물이 올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고통에 이리도 충실한 것은,

....... 모르겠어요.
어인 까닭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바닥이 보이지 않고,
어디론가 까마득하게 떨어져버리는 기분입니다.
시간을 멈춰버리고,
1년만, 딱 1년만, 아주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감각 세포가 예민해서 힘든 거라면,
그 세포들일랑 다 마취시켜버리고 말이죠.

보름달이 떴고,
숨은 가쁘고,
이리저리 괴로운 밤입니다.
.... 이 쯤에서 솔직하게 털어놔도 될까요.
나 좀, 누가,
구해주세요.
꺼내주세요.
매일을 -
그 날 그 향을 맡고 떠는,
나를...
누가 좀 구해주세요.
살려주세요.

...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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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