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밀린 이야기들은 많으나-
항상 그렇듯이 '현재'를 담다보면 후회는 없더라.
이번 룸메는 윤리교육과 동생녀석.
오늘 엠티를 가서, 지금 내 방엔 나 혼자다.
과학교육론 과제를 하다가 영 재미도 없고 손에도 잡히지 않아서 결국은 관뒀다.
동아리 동기 녀석이랑 떠들었는데, 내가 그앨 붙잡는 것 같아서 그냥 보냈다.
..... 아니 뭐, 가려고 했지, 그 녀석이 먼저 ㅎㅎ
떠나고 나니 괜히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바보같기도 하고 그렇더라.
공부도 영 손에 잡히질 않고,
무언가가 부재하고 부족하다는 기분 탓인지.
그냥, 오래오래 아껴두던 작은 약주 한 병을 꺼냈다.
신을 믿지는 않지만,
음주를 할 자유와 술 자체,는, 신의 축복이라 믿어 마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봐라.
자꾸 울적해진다.
여럿이서 술을 마실 때는 바보처럼 그저 즐겁기만 하더니.
오랜만에 혼자서, 나를 들여다보고 있노라니 어찌 이리도 혼란스럽고 우울한지.
과학이란 무엇인지, 그 본질을 추가적으로 탐구하고, 지난 시간 강의록을 완성하기도 하고,
초기 드로잉 3점과 자필 간이 페이퍼 한 편은 기본이고,
국어, 과학, 사회교육론과 교육철학의 텍스트들을 미리 정독해 가는 것도 기본인데,
난 그 기본에 달려들 의욕조차 멈칫한 상태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고
실제로 할 일도 많고
..... 시간은 점점 촉박해져만 가는데
내 몸은 자꾸 알코올을 원하니 원.
깨어 있기 위한 음료인 커피를 얼른 들여야 할텐데.
모든 걸 '시작'하고 '준비'해 놓아야 내가 마음놓고 달려갈 수 있으려나.
어정쩡한 기분 탓인지, 자꾸만 피하고 싶다.
그저, 깔끔하게 집중하며 즐거울 수 있는 일만 눈에 찬다.
자꾸만 동방에 가고 싶고, 기타만 잡고 싶고.
창가가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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