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3. 12. 23:39

우울해.
무섭고 답답해.
.........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소한 일들이 날 침체시킨다.
감정의 찌꺼기들과 잔 생채기들이 하나 하나 눈이 되어 날 쏘아보고 있는 것만 같다.
속이 텅텅 비어버린 느낌이 들 때까지 술을 마셔도,
육체의 괴로움으로 정신의 괴로움이 잊히는 것은 잠시 뿐-
일상으로 돌아왔을 때, 모든 것은 제자리에.



난 어디서도 이해받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혼자서도 떳떳할만큼 잘났나 하면 -
그것도 아닌 것 같아서.
다들 각자의 영역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을 때,
난 이도 저도 아닌 어중이 떠중이처럼 겉돌고만 있는 것 같다.
성인답게 감정을 잘 컨트롤해야 하는데, 그러지도 못하고 말이야.


온 몸에 가시가 돋힌 것 같다.
난 예전의 그 정 많고 보들보들했던 사람이 못된다.
자존심 계좌는 바닥이 나서,
작은 구멍이라도 막아보려 애쓰느라
여유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마지막 왈츠가 계속해서 귓가를 맴돈다.


오늘따라 온라인에, 잘 접속하지 않던 친구들이 많이도 들어온다.
그러나 난 말을 걸지 않을 것이다.
그들도 절대 나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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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