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10. 5. 28. 09:50



한동안 아플 걸 생각하니 아프네.
추억이 서린 장소들,
폰만 봐도 마음이 아리다.


음..... 이런 상황에서 완전히 탈피해서,
일에 집중해야 할 테다.
할 공부가 아주 많다는 걸 알기에.
지금으로선 집중할 수 있을지,
마음이 아픈 걸 외면하기가 힘들다.
다 걷어내고, 실컷 울고,
깨끗하게 정리하고 개운하게 나가고 싶은데.



넌 그렇게 하고 있을텐데,
- 심지어는 어제부터 그랬잖아, 계획을 세우며.
나도 그래야 하는 건데.
넌 네 의지로 잘라냈으니 그게 더 쉬울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잘려나온 입장이라
그게 그렇게 쉽지가 않다.
네 흔적들을 보고 있노라면 맘이 아프다.
이해할 수 있기에 미워할 수는 없고,
그저 아플 뿐이구나.
사랑에 대한 것은 네가 더 빨리 정리할 수 있겠지만,
글쎄, 네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인지, 복잡할거야,
그래도 너답게 잘 헤쳐가겠지.
완전 멋있게 살아낼 거잖아.
쳇, 진짜 이거, 너무하잖아. ㅎㅎ



내가 더 멋진 사람이 되어야지, 도리가 있나.
10년 뒤에 넌 결혼하겠지, 훌륭한 의사가 되어 있을 거고.
10년 뒤에 난, 교수가 되어 있을 거야.
그럼 그럼. 소울메이트를 만나는 건 너에게나 나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야.
진짜 멋진 사람이 될 마지막 시기를 채워나갈 기회를 얻은 거야......
나도 알잖아,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걸.
그리고 지금이 아니면, 다시 나를 업그레이드할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는 걸.



지금은 아프지만,
그래, 잘난 놈이 왜그러나.
진짜 멋진 사람 만날 수 있잖아.
더 좋은, 아주 끝내주는 시간이 날 기다리고 있을거야.
치유될 수 있는 상처야, 사랑으로 치유될 수 있을거야....



그래도 네가 멋지고 좋아서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는 힘든 걸.
이렇든 저렇든 넌 너고, 너무나 멋진 놈인 걸.
싫어지고 미워져서 헤어진다면 맘을 떨쳐내겠지만,
좋은데 상황을 인정하고 보내야 하는 것인 걸.
이렇게 평생을 묻어두어야 하는 아픔이 생기다니,
진짜, 잊을 수 있을까, 그 누군가를 만나서.....?



치유돼, 넌 잘난 놈이 왜 그러냐.
그 한 마디에 안정해보려 하지만,
그마저도 네가 한 말이기에 속이 아프다.



제가 하는 짓이 못된 짓인 줄 잘 안다.
아픔 없이 보내주려고 끝까지 배려하고 아픔의 많은 부분을 제가 짊어지려 한다.
그리고...... 내가 잘 되기를 바라잖아.
그렇게 책임감을 안 느끼려고 하잖아, 못된 놈이잖아.
이렇게 아프게 만들어 놓고는,
내가 그렇게 되면 좋은 거라고 생각하고 자기는 안 아프잖아,
나쁜 놈이잖아...........



가장 쉬운 건,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지.
그리고 내가 죄인이 되면 되는 거야.
나만 죄인이 되면 돼, 가장 깨끗하지.
쳇. 그래서? 그렇게 했니,
그렇게 하지도 않았으면서,
맘만 더 아프게 해 놓고는, 나쁜 놈.



이 상황에서 벗어나서,
이것이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어떤 상황이 존재했고 그 와중에 내가 있었다고 생각하면 맘이 편해질텐데.



갑자기 드는 생각인데,
우리 진짜 잘나긴 잘났다.
이별을 이렇게 멋지게 할 수 있는 커플이 몇이나 되겠어.
어느 누가 이렇게 이성적이고 감성적이고 배려와 유머가 있는 이별을 할 수 있겠어.
어떤 여자가 이런 갑작스런 상황에서 화내지 않고 웃으며 이해하고 상황을 받아들이려 할 수 있겠으며,
어떤 남자가 이런 상황에서 웃으며 여자에게 독한 말을 쏟을 수 있겠어.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런 대화를 해 내다니,
우린 정말, 잘 맞긴 잘 맞았던 것 같으다.
다시 만나기 힘든 좋은 짝이었다, 정말 그렇긴 했구나, 싶다.
허허허. 정말 우리 잘난 사람들이구나.
좋은 사람 만났구나. 좋다.
여기까지 좋다. 그리고 끝내고 싶은데,
음... 그래, 그럴 수 있는 장치가 너에겐 있어서 좋겠다.



야옹아, 힘내.
너도 곧, 이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법을 찾게 될 거야.
할 수 있어.
생각하지 않고 있다보면 많이 희미해질 거야,
그리고 이겨내면서, 어떻게든 더 성숙하고 멋진 사람이 될 거야.
사랑은..... 어떻게든 삶의 원동력이 되어 준다.
행복의 이름으로든, 아픔의 이름으로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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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