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12. 22. 23:51

공부의 왕도.....라고, 프로그램을 보는데.
..... 심기가 불편했어.


난 그저 동생이 방학을 잘 보냈으면 해서,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본 거였는데.



지금의 내가 어떤 상황일 때 가장 행복할까.

사실, 서울대학교 교정을 걸으며 공부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학문을 사랑하는 이들이 모이는 그 곳...
공부하고 싶은 이들에게 천국인 그 곳.

쓸데없는 인간관계에 스트레스 받으며
공부하기 싫은 '애'들과 부대껴야 하는 이 곳 말고...


아직도, 이런 것들에 내가 심란해할 줄은 몰랐다.

서울대에 못 간 것이 아니고 안 간 것이기 때문에...
내가 원서만 넣었으면 붙었을 서울대의 학과들에 재학하는 학생들이 전혀 부럽지 않을 줄 알았어.
하지만 사실...... 그래보았자 나는 언제나 변명을 하는 것이더라고.


매섭도록 다시 공부하고 싶은 욕망.
.. ...... 하지만 이미, 입시 시험 따위에 맞춰지기 위해,
그렇게 잘났다고들 떠들어대는 '공부의 달인'이 되고 싶지는 않은 단계.
하지만 다시 '그렇게' 공부해 보고도 싶은 욕망...
되돌아가기 어려운 길로 너무 많이 와 버린 지금.

그렇다면 정말로 내가 목이 타도록 원하는 공부와 일이 있는가 하면.
....... 잃은지 오래.
언젠가부터, 잃어버리고, 찾지 못하고 방황하기를 여러 해.
잔혹하리만치 무자비하게 바닥길에 내팽개쳐졌던 나의 육체와 영혼,
그 충격으로 혼미한 채 택하게 된 이 길.
아직도 나는,
내가 인생을 걸고 미칠 수 있었던 꿈들이 그립다.


걷고 있는 길에 집중해보려 하고,
운명을 믿어보고,
사랑에 매달려보고,
취미에 집착하며 이 모든 혼란을 잊어보려 하지만,
결국은 외면할 수가 없음을...
인정하게 된다.

나는,
원하는 만큼 생을 불태워보고,
원하던 가장 큰 것을 이루었고,
존재 가치를 누구에게도 의심받지 않으며,
다시금 행복하게 꿈꾸는 그들이 부럽다.
그들의 학력과 위치가 아니라...
원없이 살았고,
원없이 살고 있고,
꿈을 품었기에
앞으로도 원없이 살 수 있는 그들의 생 자체..가 부럽다.
못견디게.... 못견디게 부럽다. ....

'서울대'에 다니는 그들이 아니라,
원하던 곳에서 가장 행복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공부-를 할 수 있는 그들,
목표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그들의 웃음이 부럽다 ...


젠장.
무얼 해야 할 지 모르고 혼란스러워하는 것이나,
계속 무언가로 내 눈을 가리고 그 기분을 잊어보려 애쓰는 것이나,
원인모를 답답함과 방황감이 어디서 왔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크리스마스 이브 :)  (0) 2009.12.25
freakin' out  (0) 2009.12.23
시험기간  (0) 2009.12.07
답답답답  (0) 2009.12.05
영어면접  (0) 2009.12.01
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