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4. 16. 17:34

결국, 나는, 바보가 되었다.

이제 기다릴 것도, 설렐 것도 없다.

왜 하필 너희들인건지 -
왜 하필, 하필이면 너희들인건지 모르겠다.

둘 다, 정말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인데,
진심으로 축하해줘야 하는데,
......... 정말로... 못하겠다.


언제 그렇게 된 거지 . . . .
언제 그렇게 되어 버린 걸까 . . .

적어도 내 예측은 맞았다
녀석의 맘에 사랑이 싹트고 있었던거
단지 그 대상이 나는 아니었을 뿐

......... 설레발치게 만든 오빠가 갑자기 너무너무 싫다.
............................... 잔인하다.
바보를 믿은 내가 바보지 . . .






연락이 없을 만도 하지 ..........................................
대체 뭐가 어떻게 연결되어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던 거야 .............
엠티 가기 싫다 ................





그래서 내가 그저께부터 특히 힘들었고,
어제는 완전히 죽어버렸고,
그렇게 힘들고 맘이 아팠나보다.
이 교정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 어떤 일-
을, 불안에 떨면서 몸이 먼저 알고 있었나보다.

어제, 너무나 화가 나고 불안해서 공부하려던 책은 던져놓고 다른 책을 펼쳐들었었다.
분노를 표출하게 해 줄 거친 논쟁거리를 찾고 싶었다.
교육사회학 책과 심리학 원론서를 집어들었다.
한참동안 뒤적이며 혈압 오르는 논쟁거리를 미친듯이 찾아 헤맸다.
심리학 책에 나온 논쟁거리는 정말 학문적이고 온건했다.
게다가 교육사회학 책의 주제들도 그 때의 나를 흥분시키지 못했다.
결국은 심리학 책에서 스트레스와 관련된 부분을 넘기다가 이런 내용이나 읽게 됐다.
건강지향적인 행동을 하지 않게 된대,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 나쁘다는 걸 알면서도 하게 되고, 결국은 악순환이래.
난 그 구절을 읽으면서, 지방으로 가득한 초코바를 네 개째 베어물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이제 행복하게 되었는데,
그들이 행복하면 나도 좋아야 하는데,
진심으로, 그렇게 못하겠어서, 나도 내가 싫고 내 상황이 괴롭고 힘들다.



나도 부인하려 했는데,
꽤 많이 사랑하고 있었나보다.
..... 이별의 고통은 겪어보아 알지만,
사랑하던 사람을 기다리다 떠나보내는 심정,
그것도, 또한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떠나가버리는 것을 보는 기분,
그것도, '나'일 거라 생각하게 했던 그 모든 게 '아니었다'는 걸 깨닫는 기분은,
...... 지금 처음 알게 됐다.
유사한 상황에 처한 많은 사람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그래 그렇겠다 ' 끄덕끄덕 해 왔지만,
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다.

많이 아프다.
이런 기분이구나.
4월, ....... 정말 잔인하구나.
곧 있으면 내 생일인데,
.....


시험기간은 닥쳤고,
공부며 과제며 손을 놓아 진척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맘상태는 엉망이 되었고,
.......
이따금씩 마주치는 옛 남자친구가 날 힘들게 바라보는 눈길이나 피해야 하고,
..................




미치겠다.
.... 이 말로 일축된다.


동아리에 복귀할 생각을 못하겠다.
엠티도 가기 싫고,
작은 연주회도 하기 싫고.
매일 봐야 할 테니까. 그 모습을.
그리고, 애써 웃으며 축복해줘야 할 테니까.

상처가 다시 나으려면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더 성숙하려면,
감정조절을 잘 하는 어른답게 행동할 수 있게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애이불비

..... 마음아프다. 힘겹다. 시간이 약이 되어줄까. 주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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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