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10. 5. 30. 16:02


잘 알지요.
어떻게 이별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픈 만큼 분명히 성숙할 것이고,
더 좋은 시간은 분명히 찾아올 것이고,
그제서야 서러웠던 시간들이 나를 위무할 것이다.


이별했다는 믿기지 않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 만큼, 슬퍼할 이유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실컷 힘들어하고.
소중한 나를 위해서 이런 나를 수용하고......


게다가 잘 알고 있다.
나에게 소중한 수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는 걸.
그리고 그들은 늘 그 자리에 그대로라는 걸.
.... 네가 말 해 주었듯이.
너를 그렇게 소중히 길러주신 할머니,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
나 만나러 다니느라고.
내가 그렇게 하라고 그런 건 아닌데,
나는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여전히 잘 하고 있었는데,
그래, 바보같이 그런 균형 하나 못 잡았으면서,
남녀간의 이런 지극한 사랑이 결국 확장되어서 온 세상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게 마련인데,
그렇게 승화시키고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고서,
연애와 사랑의 휘발적인 속성에 더 크게 주목해 나같이 소중한 사람을 버렸지, 그랬지.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굳이 그에게서 그런 말을 들은 이후
내 소중한 사람들을 바라보기가 부끄럽고 힘들다.
슬프고 서럽다.


더 좋은 사람을 만나 잊게 되는 것.
정석이지만 나에게는 적용되기 힘들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완벽한 상태의 연애였고,
그는 나에게 있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상대였기 때문에.
일말의 트러블도 느껴 본 적이 없는 상태로 서로를 끊어내야 했기 때문에.
그래서 이 이별이 힘들다.
힘들어해서는 안 되는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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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