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12. 30. 11:17


  이상하다. 예전같지가 않고 자꾸 쓸데없이 불안하기만 하다. 손에 일을 잡지 못하고 힘들어하기만 한다. 예전엔 일이 엄청나게 많을지언정 힘들어하진 않았었다. 싫어하지도 않았고, 그 모든 과정을 즐겼었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생각했고, 실제로 결과는 따라왔을 뿐 난 과정에서 얻을 희열감들을 놓친 적이 없었다.

  지금, 뭔가 동기가 부족하다. 지금 이보다 더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한다면 예전처럼 살 수 있을 것 같고 그래. 지금 내가 하는 일이 최선이고 진정 바라는 것이 아닌 것만 같아. 그래서 몰입이 되지 않고 겉돌게만 되는 지도 모르겠어. 동기를 찾아야 한다. 지난 학기엔 내가 하는 공부가 마냥 좋았고 현재 최선을 다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근데 지금은 전보다 편하지 않은 어색한 환경 탓인지, 다른 생각이 머릿속에 맴도는 건지, 몰입을 못 하겠다. 자꾸 불필요한 생각들이 떠올라 날 괴롭혀.

  (.... 통과의례인가봐. 사실 이 분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는 생각이 예전만큼 간절하지 않아. 더 겪어보고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아무튼 예전 잔해들을 끌어와 다시 들여다보고 버리는 통과제의인 것 같다. 유쾌할 리는 없을지도.)

  ( 심리학 공부하는 건 좋은데. 근데 다른 게 이 즐거움도 좀먹는 게 문제지. 그리고 심리학도, 지금 하는 거 좋지만 다른 하고 싶었던 것들도 자꾸 생각나니까, 최선의 길이 아닌 것 같으니까 몰입하기가 쉽지 않은 것.)

  ( 나를 잘 관찰해 봐야 해, 무엇에 어떻게 느끼는지를. )
 
  ( 왜 이게 최선이 아닌건지? 모르지, 단순히 모두가 풀어진 방학에 혼자 긴장해야 하는 게 귀찮고 피곤해서 그런 건지도 모르고. 통과의례든, 뭐든, 최선은 지금이란 걸 알기를. 우연은 없는 것. 이 시기가 괜히 존재하는 게 아님을, 꼭 지금 깨달을 수 있단 보장은 없는 거니까. 또 뭔가를 배워가는 중일거야. 동굴을 거친 후 알게 될 그 무엇. )

  ( 제발 아무 생각 없이 단순하게 좀 살어. 그러다 보면 진정 즐기게 되고, 결국 네가 의식하고자 했던 걸 저절로 의식하는 순간이 와. 그럼, 모든 게 더이상 어렵지 않아. )

  ( 인식보다는, 몸이 아는 것이 먼저고 우선인 부분이야. 할 수 있어. 해 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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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