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피부가 왜 이런거지? 물론 최악은 아니니 다행이지만, 사실 평균 이하야. =_= 화장하면 완벽하게 가릴 수 있을 정도는 되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래도 짜증은 나. 정신이 드니까 막 욕나올라 그래. 씨. -_ㅜ.............
나 자려고 시도하다 못자고 애들 얘기를 들었는데;;......... 나 못 알아봤단다. -_- ;.. 남자애들은 다 왜 그런지 몰라. 결국은 외모를 따져. 어차피 여자애들 화장 벗기면 다 비슷한데... 암만 생얼이라도 아침에 선크림 정도는 바른 상탠데 말이다. 선크림도 말이 선크림이지, 다 메이크업 베이스라서 보정되고 화장 어느정도 한 거나 다름없는데. 그게 또 얼마나 나랑 대조되어 인상 깊었는지, 굳이 쓴다는 수식어가 그런거고... 나만 비참해져. 짜증났어. 진짜로. 평소엔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아서 좋았다니. 그게 내 생얼이지, 뭐냐고. 그게 그렇게 차이나고 인상깊었던가.... 아 나 진짜 비참한 기분 들었어. 진짜 싫었어. 안그래도 피부에 콤플렉스 있어서 스트레스 받았었는데...
정말 안좋은 피부도 피부과에서 돈 들이면 다 좋아진다는데, 돈따위 없으니 그런 것도 사치라 못하고, 그냥 이대로 사는 건데, 피부같은건 타고나는 거라서 진짜 저주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다. 그래서 더 싫다. 이렇게 타고 태어난 것이 죄는 아닌데, 죄처럼 된다. 피부가 좋은 애들은 그냥 선망의 대상, 떠받들어지는 사람이 된다. 아씨. 죄 지은 것도 아닌데 화장을 안 하면 고개도 못 들게 되는게 너무 싫다. 여기, 날 모르는 사람들만 있는 곳에 와서 자유롭게 생얼로 돌아다니고는 있는데, 그 자유가 너무나 좋아서 내친김에 용감하게 엠티에도 생얼로 갔더니... 당장 반응이 이렇다. 썅.
'나도 엠티에 화장 안 하고 가고 싶어.' 화장한 얼굴로, 그 찜찜한 얼굴로(답답하단 말이야. 피부 좋은 애들이야 화장 해도 크게 안 답답하겠지만, 나는 안그래도 복합성이라 찝찝해서 못 잔단 말이야.) 잠들고, 다음날에 뒤집어진 피부를 확인하는 건 정말 짜증나는 일. 그렇게 될 걸 알면서도 내가 뭐 때문에 내 피부를 혹사하며 그래야 하는지도 자괴스럽고. 겨우 이목때문에 내 피부를 괴롭힌다는게, 결코 마음 편한 일은 아니니까.
'나도 합숙때 화장 안 하고 다니고 싶어. ' 합숙은 엄연히 힘들다. 그 힘든 과정, 몸이라도 조금이라도 편하고 싶은 거다. 이목에 신경쓰지 않고 싶다는 거다. 스스로 더 피곤하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씻고 화장하지 않고 그냥 가서 부스스하게 밥먹고 기타를 쳐도 예뻤으면.. 아니, 그냥 괜찮았으면 좋겠다는 거다. 나는 사실 내가 봐도 좀 그렇다. 집에서 아무렇게나 하고 다닐 때 내 모습을 보면. 남들 다 대충 하고 다니는데 혼자 신경써서 파운데이션 바르고 있는 것도 눈치보이고 싫다. 그리 큰 욕심도 아닌데, 그걸 부리는 게 욕심이 된다는 게 한없이 짜증스럽고 화난다.
'나도 엠티에 화장 안 하고 가고 싶어. ' 나도 합숙때 화장 안 하고 다니고 싶어. ' ....... 이게 그렇게 뭐 그리 큰 욕심이라고... 짜증나고 싫어. 짜증이란 단어가 이 글에 몇 번이나 나왔는지 모르겠다. ... 어쩌면 나 이번에 제대로 못 놀고 이상한 자괴감과 뭔가 막 뒤섞인 기분으로 돌아온 게 이거랑 관련이 없지도 않을 것 같고 .. 그렇다.
나는 화장 안 한 내 모습을 보면서, 예전엔 어색하고 싫었는데 지금은 이게 더 예쁘고 좋고.. 그렇다. 병적으로, 텔레비전을 보든 사진을 보든 친구들을 보든, 쟤 피부 좋네.... 좋겠다.. 이런 생각만 하면서 부러워하고,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다 우울해하고, 그랬었는데. 어쨌든 내 가장 자연스운 모습, '내 얼굴'을 보면서 비로소 마음이 편하고 더 정이 가고 그러는데... 이 얼굴이 막상 다른 사람들에게는 또 이색적인 '볼거리'에 불과하거나, 다른 사람들과의 비교거리, 가십거리밖에 안 된다는 게 너무너무 짜증나. 싫어. 싫어. 싫어. 그래서 또 날 속이고 내가 아닌 남을 위해 얼굴을 또 화학약품으로 덮어야 한다는 게, 자존심 상해서, 속상해서, 눈물날라 그런다. 나에게 편하게 자연스럽게 하고 다니면 확실히 남자들이 날 무시하는 게 느껴진다. 그러나 좀만 신경쓰면, 대우가 달라지는 게 피부에 확 와닿아서, 정말 여자의 외모는 권력이란 걸 깨달으며 씁쓸해지는 것이다. 대우 받으면서도 속상하고, 짜증이 나곤 한다. 이 옷 벗고, 화장 지우고 머리 아무렇게나 묶으면 곧 날 무시할 거란 생각이 드니까. ... ㅎㅇ.... 암만 넋두리를 해도 달라지는 건 별로 없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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