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12. 28. 01:16

:)



  몸이 wear out 되었는데도 열심히 밥도 챙겨먹고, 푹 쉬어주고, 따뜻하게 하려고 노력했더니 몸상태가 많이 나아진 듯하다.

  음.. 사실 마음이 더더욱 wear out 되었었지. 여기 저기 치이고 안정되지 못한 상태를 맞은 게 얼마나 오랜만인지. 그간, 음, 사실상 지난 1년 동안은, 암만 힘들어도 좋은 사람들 곁에서 '그래도' '안정'을 쉽게 잃진 않았었다. 근데, 지금까지 겪은 것들 중 최악에 비하면 거기에 근접까지는 하지 않는 상황인데도 '안정'을 많이 잃긴 잃어버렸었나봐. 사실 나의 최악, 나를 때때로 극히 우울하게 하는 것들, 그것들이 주었던 상황과 정서를 상기시키는 것들이 변주된 형태로 지속적으로 강타하기는 했다. 그래서 ... 참 오랜만에도, 안정을 잃어버린 거였나봐. 

  하지만 이제 많이 나아졌다. 내 감정에 솔직해져서, '그래도 웃는' 위안의 마스크까지 벗어던지고, 서럽게, 오랜만에, 한참 울고나니 카타르시스가 왔다. 다시 몸을 씻고 나를 아낄 힘도 생겼고, 다시 상황을 잡을 의욕도 생기네. 

  내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어떤 모습이었던 내가 어떻게 변했고 다시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돌아가는 이 모습이 예전의 그것과는 어떤 점에서 발전된 방식, 혹은 비슷, 나빠진 방식으로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살아보고자 한다. 이 새로운, 혹은 과거의 나와 유사한, 어쩌면 변환합 이상의 또다른 이 상황에 적응한 내가, 어떤 모습이 되는지. 무언가 과거의 무엇을 찾은 듯한, 그러나 또 그 때의 부정적이었던 무언가도 함께 찾은 것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느껴지는 지금. 일단, 몰입해보고, 충실히 순간을 바라보며 얻은대로 살아보려고. 그러면, '그 시절'과 '이 시절'로 대별되는 나의 두 모습을 더 잘 볼 수 있게 되리라 믿는다. 그래.. 그 경계의 와중에 겪은 혼란 탓에, 몸이 아프고 마음도 오랜만에 안정을 잃고 말았었구나.

  ... 그 시절에서 이 시절로 오며 얻은 것과 잃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 수 있게 되겠구나.
  그럼 ... 2009년엔 필경, 더 자라겠구나. :)

  새로웠던 안정기의 아름다운 나의 편린. 귓가에서 나를 행복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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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