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10. 1. 2. 00:57




한 해가 간다고 잔뜩 쫄아서는,
그간의 삶이 어땠는가를 의미심장하게 되짚어보며,
긴장한 상태로 글쓰고 곱씹으며 마지막날을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글을 쓰다가 밖에서 문득 들려오는 카운트다운 소리를 듣거나,
그렇게 '멍해'하면서 새해를 맞지 않았다.


대신, 느긋하게 앉아서 시상식을 봤다.
그러다 지겨워지면 베이킹을 했다.
난 12월 31일 밤에 커스터드 초코 케익을 만들었고,
동생하고 아주 맛있게 집어먹었다.
그리고 동생이랑 라면을 '아주 맛있게' 끓여 먹었으며,
특별한 느낌을 가지지 않고 새해를 맞이했다.
다만, 동생에게, 며칠 전부터 준비해뒀던 선물을 꺼내놓았다. 
동생은 아주 즐거워했다.





새해의 첫날이라고 긴장하거나 계획을 세우느라 힘주지 않았다.
괜히 일찍 일어나거나 하지도 않았다.

대신, 부모님께, 며칠 전부터 준비해뒀던 선물을 드렸다.
작은 동화책 두 권이었다.
한 권은 엄마 거, 한 권은 아빠 거....
엄마는 책을 읽다가 눈물을 터뜨리셨다.
나는 동생이 플래너를 작성하는 걸 도와주었다.
한참 시계를 보지 않고 정신없이 뭔가를 했다.
동생은 한동안 산만하더니,
지금은 밤인데도 컴퓨터나 폰을 만지작거리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스탠드를 켜고 플래너를 뒤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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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