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힐을 신고 걸어다녔다
서점에 한참 서서 함께 책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종일 그렇게 다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발에 깃털이라도 달린 양 걸음걸음엔 음표의 경쾌한 꼬리자취가 남았다
오후 8시 정각, 그 사람의 커튼이 닫히고, 버스가 떠나고,
닫힌 커튼을 망연히 바라보다 말없이 돌아섰다
일상처럼 편의점에서 주간지 하나를 사들고 돌아오는 길
갑자기 무릎 뒤쪽 위까지 못견디게 당겨오기 시작한다
바다의 부력으로 감추어졌던 내 육신과 정신의 무게가,
일순간의 썰물로, 엄지발가락 뼈 양쪽에 온전한 제 정체를 걸고 말을 걸어온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휴식이 필요해 (0) | 2008.10.12 |
---|---|
갑갑하다 (0) | 2008.10.12 |
세안단상(洗顔斷想) (0) | 2008.10.11 |
모카블랙라떼 (0) | 2008.10.09 |
이런 바자회 매주 하면 안돼? >_ <♡ (0) | 2008.10.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