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이렇게.
화나고 속이 시원해야 하는데,
어딘지 모를 곳에서부터 자꾸만 눈물이 차오르고,
아파서, 너무 아파서 불쌍한 나비처럼 온몸을 축 늘어뜨리고
소금기 어린 물방울들로 볼에 닿은 것들을 적시고만 있는 시간들.
분기에 몸을 떨수도 있는데.....
그것보다 자꾸만, 정말로 행복했던 날들, 따뜻했던 기억들만 자꾸 떠올라와서,
더이상 그것들을 바랄수도 그릴수도 없는 지금을 더욱 낯설게 한다.
바람은 차고, 하늘은 끝없이 깊어만 간다.
방금, 와이즈에서 오티한다고, 근데 그게 내일이라고 알려주는 문자가 왔다.
아....... 그게 내일이었구나. 17일, 꽤나 까마득했고, 차암 늦게도 시작한다, 싶었었던 날짜가, 내일이란다.
아무렇지도 않게 시간은 날아가고 있었다.
2학기는 정말 대책없이 증발해버리는 시간이 될 거라고 했었지.
벌써, 한 달의 반 이상이 날아가 버렸네. 그냥, 정말로 그야말로 '날아가' 버렸네.
그리고, 이제부터 모든 학업이며 활동들이 본격적으로 시작일테지.
정신없는, 정신 못차릴 시간들이 이제 날 덮쳐올테지.
그리고 너에게도........
그와 함께 가을도 무르익을테고, 바람은 차가워질테고, 나뭇잎들은 핏물빛으로 모래빛으로 물들어갈테고, 낙엽은 떨어질테고, 하늘은 날카로운 색으로 짙어져만 갈테다.
그 하늘 아래 찬바람을 등지고,
난 피아노 앞에서, 혹은 기타를 끌어안고, 울거나 혹은 잠시 웃음을 지어볼테지.
일기/everydaylife2008. 9. 16.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