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9. 16. 12:31
정말 예쁜 커플 하나가,
창문을 열자마자 환하게 웃으며 서로를 보며, 예쁜 대화를 나누며 지나갔다.
우리도 그랬었지, 한때는.

시간이 지나도 저럴 수 있는건데, 원래는.
100일 넘긴지 얼마 되지도 않은 이 시기에 말야.
정상적인 커플이라면.
정상적이었다면, 네가.........................
근본적 문제가 있는 이번 경우-.. ㅎㅇ, 참, 그래, 놓을 수밖에 없었어.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얼마나 더 험한 꼴을 당할지 몰라서.

네가 그런 사람인 줄 몰랐지.
난,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날 잡아주기를 기다릴거야.

너무 당연할 이야길 하며,
부족했냐고, 뭐가 불만이냐는 식으로 물었을 때,
..... 진짜, 어안이 벙벙해서 속에 풍선이라도 빵빵하게 퉁퉁대는 것 같았다.

어제 그랬던 것처럼,
알아듣기 편하게, 근거와 주장을 명확하게 또렷하게 이야기해 줄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러기도 귀찮네.
좀 쉬어야겠다.
궁금하면 언제든지 물어봐.
뭐 그런 얘길 할 일도 없을 것 같긴 하지만.
그럼, 정말 잘 알려줄게, 잘.

다 퍼붓고 끝내고 싶었지만,
내 천성 탓에 또 그러진 못하겠더구나.
행복했던 기억만큼은 사실, 섬뜩하도록 분명한 사실이었기에.
부정할 수 없기에, 이렇게 끝내야만 하는 현실이 믿기지 않으면서도,
그래야만 하는 상황을 감당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행복하게 해줬던 사람에게 독설 다 퍼부을 수는 없었고,
아아니, 그랬다간 또, 내가 어떤 꼴을 당할지 몰라서.
봐봐, 내가 무슨 그리 큰 소릴 냈다고 나한테 그런 막말을 했는지.
내가 이성적으로 그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면 정말, 정말 악연으로 끝났겠지.

난 알아,
이런 식으로 곱게, 아름답게 끝내는 것이,
결국은 널 평생 괴롭혀주는 방법이라는 걸.



그것도 만약에 만약에 모자라서,

네가 얼마나 나쁜 사람이었는지, 정상적이지 않았는지, 명확히 깨닫고 싶을 때면,
언제든지 연락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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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