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력2009. 7. 31. 03:15




할 말들이 참 많은 사진들이었는데,
지금 모두 꺼내 놓으려니 갑자기 다 증발해 버린 듯,
에구 아쉽다.




△ 쑥가루랑 검은 깨를 넣고 구운 과자!

난 맛있기만 했는데.
동생은 쑥도 싫어하고 깨도 싫어해서, '다음부터는 깨를 넣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
알았어, 알았다구. ㅋㅋ
아무튼, 엄마랑 아빠는 살 안 찌는 깔끔한 주전부리라고 좋아하셨다.

암튼 난 이런 게 좋다.
쑥향, 녹차 향, 같은 것들.
풀 냄새 나는 것, 풋풋한 것.
강하지 않은 것, 은은한 것, 담백하고 깨끗한 것.







△ 커피향에 취했던 건포도 발효빵 ♡_♡

발효빵은 정말, 치대고 발효시키는 게 좀 귀찮기도 하고 힘들기도 힘들어서
여름 '낮'에는 절대 못한다. ㅠㅠ
그러나 갑자기 아무것도 하기 싫어질 때,
그 때가 바로 '여름 밤'이라면,
망설이지 않고 일어나면 된다, 발효빵을 구우러!

밤 늦게까지 땀 뻘뻘 흘리며 구워 놓았던 요놈은,
다음날 아침 내가 좀 늦게 일어났다는 죄로
난 제대로 먹어보지도 못하게 되었다 . . . ㅠㅠ
엄마랑 동생이 아침으로 다 주워 먹어버렸지 뭐임. ㅋㅋㅋㅋㅋ

암튼, 다른 모든 베이커리들을 통틀어,
엄마도 동생도 최고라고 인정했던 맛과 질감을 자랑하는 녀석이었음.
아오.....역시 우리 가족 아니랄까봐. ㅋㅋ
담백한 걸 사랑하는 우리 가족에게,
설탕은 결코 그리 달가운 손님이 아니다.







△ 초코 케이크. 냄비에 쪄서 만들었다.

이거 만들고 있던 중에 아빠랑 말다툼을 했다.
반죽 상태를 점검하면서 불이랑 시간을 조절하고 있었는데,
우리 가족의 최대 고민거리가 또 불거졌었거든.
내 동생이 내적 동기를 거의 상실해버린 사태에 대한 거였지.
할 말이 많은 문제인데, 아무튼 나는 부엌에서 혼자 눈물을 뚝뚝 흘렸고,
마늘을 까고 있던 엄마는 아무 말씀도 없으셨다.

이러나 저러나,
케이크는 맛있었고,
얼마 안 가 동이 났다.






△ 커피랑 건포도 넣고 만든 스콘 !!!!!!!!! 최고임. ㅠㅠ

학교에서 살 때는 이런 걸 만들 환경이 못 되는데,
- 난 기숙사에 사니까. 그리고 기숙사에서는 취사가 금지되어 있으니까.-
정말, 환경만 된다면 잔뜩 만들거야, 이거. ㅠㅠ
복잡하지도 않고 금방 만들 수 있는데다,
내가 사랑하는 담백함은 당연히 갖췄고,
아 진짜 이 질감은 뭐임?
촉촉함, 산뜻함, 바삭함, 츄이시함,
이걸 다 갖춘 빵은 정말 스콘 뿐이다. 하앍하아앟ㅎㅇ앍.








△ 단맛이 강한데도 울 가족들한테 한껏 사랑받은 허니카스테라 >=<

흐흐흐흐흐흐. +_+
밑에 만든 초코버터케이크랑 같이 만들었던 놈인데,
이놈이 사랑을 훨씬 더 많이 받았다.

카스테라라서, 밀가루의 양은 적은 편이고
대신 계란이 절대적으로 많이 들어갔다.
설탕이랑 꿀 때문에 단맛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촉촉해지는 속살 탓에
어찌나 치명적이었던지 ㅋㅋㅋ
당분을 꺼리는 울집 사람들도
이놈의 촉촉함 앞에서는 맥이 풀렸음 ㅋㅋ
그건, 당연히 몽실이도 마찬가지였다. ㅋㅋㅋㅋ






△ 초코버터케익. 허니카스테라 때문에 상대적으로 홀대받음. ㅠㅠ 단 게 죄인 거임.

진짜,
나 장담컨대,
당분 홀릭인 사람들이 먹었으면 환장했을거야.

근데,
그도 그럴 것이,
초코 파우더, 설탕, 카라멜 코팅 된 피넛 분태, 슈가 파우더라니;;
이런 미친 당분 과다 상태라니
게다가 버터까지 듬뿍 들어갔다면,
우리 가족이 좋아할 리는 당연히 없는 거다.
게다가 옆에 허니카스테라가 있는데 이걸 왜 집어먹나 ㅋㅋㅋㅋ
나도 한 조각도 한 번에 다 못 먹겠더라.
다만 당분에 굶주린 불쌍한 사람들이 있어서 이걸 나누지 못하는 게 안타깝기만. ㅋㅋㅋ
정말 제대로 공급해 줄 수 있는데 말이지. ㅋㅋ

카스테라를 만들고 충동에 못 이겨 그대로 하나 더 만든 거였지만,
아무튼 얘는 결국 두 조각 정도가 자연으로 돌아가게 됐다. _-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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