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1. 30. 01:28

감정이 메말라가는 것 같다.

요즈음은, 아니, 꽤 되었는데,
기분이 가라앉아서 날 달래는 음악을 듣고 싶어질 때에도
딱히 떠오르는 곡조차 없다.

귀에 착 감겨드는 음악들을 찾아내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고,
기분에 따라 뮤지션이나 곡명들이 거의 언제나, 이내 떠오르곤 했었는데...


과거에 갇혀버린 사람처럼
난 그 날의, 그 날들의 음악들에,
과거의 현재에,
정지한 생각에 이기지 못해
조용히 손을 가져다 대고, 숨쉰다,

아, 차가워, 숨막히도록 끈적끈적해....
외로움의 창백한 얼굴과 마주하고,
소리내어, 서럽게, 실컷... 울고싶다.
그 때, 누군가 내 어깨를 감싸고 조용히 토닥여주었으면 . . .


이것 봐,
난 감정이 메말라가던 게 아니라,
외부로 철저히 돌려놓던 시선을 잠시 내려둔 이 시간동안
다시 내 내부로 가라앉았을 뿐이야.
애써 외면하던 내 안으로.

시와 수필, 그림과 명상이 좋았던 최근의 나와,
생물학과 심리학, 역사철학과 종교철학, 언어구조에 관한 책이 훨씬 좋은 지금 현재의 나는,
...... 정서를 감싸는 두 가지 다른 방식의 표출인지도 모르겠다,
아... 난 정말, 근본적으로 어쩔 수 없는,
정서적 인간이다.

... 아무리 날카로워보여도, 어쩔 수 없이 속은 영원히 말랑말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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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