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8. 7. 14. 12:38

굉장히 나쁜 꿈을 꾸었다. 너무 무서워서 아침에 몸도 함부로 움직일 수 없었다.

저번에 꾸었던 꿈과 이어지는 꿈이었어.

시간이 좀 지나서 생생하게 기억하기는 어렵지만, 전에는 이런 꿈을 꿨었던 것 같아.
칼을 든 괴한이 내 친구를 찌르려고 위협했었던가. 그 친구 이름이 다영이였던 것 같아. 얼굴도 대략 기억이 나는데, 내가 아는 어떤 다영이와도 비슷하진 않았어. 그녀는 키가 컸고, 얼굴이 까무잡잡하고 여드름이 많이 났으며, 몸은 호리호리했다.

오늘 꾼 꿈에선 그 괴한과 내 친구가 또 등장했어.
장면은 여기서 시작되었다-

어떤 건물의 복도에 방 하나가 있었고, 나는 별 생각 없이 그 방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방에는 또다른 유리문이 있어 밖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그때, 분명 다급하지만 결코 당황스러워 보이지는 않는 태도로 그녀가 들어왔다. 그녀는 방금 나와 자신이 들어왔던 그 문을 닫고, 곧바로 유리문 밖으로 나가 유리문도 닫았다. 순간 괴한이 처음의 문을 벌컥 열고 들어와 미친듯이 유리문으로 뛰어갔다. 미칠듯이 소름끼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괴한은 전기 드릴을 들고 있었고, 잠긴 유리문을 사이에 두고 그녀를 추격하려고 무서운 기세로 유리를 헤집기 시작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 장면을 지켜보던 찰나, 유리문이 열리고 괴한이 그녀를 붙잡은 듯 했다. 괴한이 사라졌다는 확신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난 겁을 잔뜩 집어먹은 채 유리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고개를 숙이고 고통스러워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 그 순간- 그녀는 죽었던 것 같아- 괴한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왔었어. 내 친구는 코를 난도질당했고, 나도 각오하라고.

난 정신없이, 본능적으로 건물을 벗어나 사람이 많은 곳으로 뛰어갔다. .... 학교였다.
사람이 많은 건물 2층으로 무작정 올라가서, 테이블에 쭉 둘러앉은 책임자들에게 살인자가 밖에서 활개를 치고 있고, 곧 여기로도 침입할거라고 설명했어. 하지만 그들이 잘 들어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두려움에 떨며 여기저기, 가장 안전한 숨을 곳을 찾고 있을 때 - 또다시 예의 그 미친 전기 드릴 돌아가는 소리가 홀을 가득 울려왔다. 괴한이 오토바이를 타고, 드릴을 휘두르며 1층에 들어온거지. 2층으로 올라오려고 할 때, 전경들이 어디선가 우르르 나타나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을 막아섰다. - 유에쓰 비프 문제랑 관계된 이미지가 이런 식으로도 뜬금없이 꿈에 나타나다니, 심각하긴 심각하구나, 문득 드는 생각.- 그들이 괴한을 막으려 했지만, 처음 한 번은 성공했으나 결국은 무너졌다. 난 처음부터 그들을 불신했다. 내 말을 믿어주지 않았으니까. 사후약방문-까지는 아닐지라도 질적으론 그 수준 이상이 될 거라 절대 기대하지 않았어. 괴한은 온 건물 안을 미친듯이 질주하며 전기 드릴- 혹은 전기 톱으로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였다. 아니, 죽이려 했을지도 몰라. 난 피했다. 누가 죽는지 다치는지 고개 돌릴 틈 없이 정신없이 피해다녔다. 불안과 죽음의 그림자가 어룽대며 날 희롱하려 들었다. ... 극한의 공포에서 터질 듯이 박동하는 심장을 느끼며 번쩍 눈을 떴다.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나를 발견. 온 근육이 긴장했던 탓인지 힘이 쭉 빠지고 피곤하여 도저히 몸을 일으킬 수가 없었다. 분명 꿈은 비현실이었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처럼 느낀 탓에 깨고 난 후에도 거의 한시간동안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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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