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에 해당되는 글 282건

  1. 2008.08.10 시린 행복
  2. 2008.08.10 '사소한' 걱정거리 하나.
  3. 2008.08.10 토로
  4. 2008.08.10 해짐
  5. 2008.08.09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6. 2008.08.09 장사 없는 외로움
  7. 2008.08.09 그래요...
  8. 2008.08.06 어려운 문제
  9. 2008.07.17 새로운 면역반응
  10. 2008.07.17 사소한 해빗
일기/everydaylife2008. 8. 10. 20:02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풀여치 있어 풀여치와 놀았습니다
분홍빛 몽돌 어여뻐 몽돌과 놀았습니다
보랏빛 자디잔 꽃마리 어여뻐
사랑한다 말했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흰 사슴 마시고 숨결 흘려놓은 샘물 마셨습니다
샘물 달고 달아 낮별 뜨며 놀았습니다
새 뿔 올린 사향노루 너무 예뻐서
슬퍼진 내가 비파를 탔습니다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잡아주고 싶은 새들의 가녀린 발목 종종거리며 뛰고
하늬바람 채집하는 나비 떼 외로워서
멍석을 펴고 함께 놀았습니다 껍질 벗는 자작나무
진물 환한 상처가 뜨거워서
가락을 함께 놀았습니다 회화나무 명자나무와 놀고
해당화 패랭이꽃 도라지 작약과 놀고
꽃아그배 아래 낮달과 놀았습니다
달과 꽃의 숨구멍에서 흘러나온 빛들 어여뻐
아주 잊듯 한참을 놀았습니다 그대 잃은 지 오래인
그대 만나러 가는 길
내가 만나 논 것들 모두 그대였습니다

내 고단함을 염려하는 그대 목소리 듣습니다
나, 괜찮습니다
그대여, 나 괜찮습니다




사랑의 빗물 환하여 나 괜찮습니다
김 선 우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참 오랜만이야...!  (0) 2008.08.12
하루  (0) 2008.08.11
'사소한' 걱정거리 하나.  (0) 2008.08.10
토로  (0) 2008.08.10
해짐  (0) 2008.08.10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10. 19:52



합숙에 가면 어떻게 지내게 될까요?

이불도 없고, 베개도 없대. 그냥 상태는 폐인 itself.
발랄해야 할 의무가 있고, 내 우울한 기분 따위는 눌러놓아야 할 책임이 있다.
말을 하고 싶지 않을 때에도 열심히 말해야 할 의무도 있다.
물론 한가지를 얻기 위해선 다른 어느 부분은 포기해야 하지.
당연한 이치에 따른 것이니 굳이 피하거나 섣불리 배척하고 싶지는 않아.
난 어떤 일이든 내가 선택한 것이라면 후회하지 않고 즐기고 싶어.

어쨌든 '사소한' 걱정거리 하나가 있는데,

몸이 힘든 것, 힘들어도 티내지 않고 버티는 것도 달가운 일은 분명 아니지만,
제일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저것.
원하지 않은 의무와 책임감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루  (0) 2008.08.11
시린 행복  (0) 2008.08.10
토로  (0) 2008.08.10
해짐  (0) 2008.08.10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0) 2008.08.0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10. 19:52

슬프다.













슬프다는 말을 하는 것도 죄가 되는 것 같아 쉽게 하지 못했지만,
............... 울컥하네.




나 잠시만 퍼부어도 될까.  그냥, 일차적으로 느꼈던 것들을 여과없이 얘기해보고 싶었어. 속 시원하게. 이 감정을 꽁하게 갖고있겠다는 것도 아니고, 휘둘리고 싶지도 않아 물론. 나도 기분 상할 권리가 당연히 있고, 그걸 종알종알 얘기할 권리도 있어..... 그것까지 부정하진 않을래.




넌 자꾸만 우울해져만 가는 것 같아. 블로그의 글들은 허무해져만 가고, 노래들도 채도를 잃어가고, 웹 상에서의 말도 예전과는 달라진 것만 같다. ... 이런 말을 하면, 잘못하면, 당신이 마음대로 표현도 못하고 내가 자길 조종하는 것으로 느끼고 힘들어할까 봐, 그래서 괜한 죄책감이 느껴지니까 , 그래서 말을 안 해. 사실은 그저, '관찰한 결과'를 얘기할 뿐이고, 그냥 그렇다는 것 뿐이고, 자기가 느끼는 게 그렇다는데, 어떤 터치를 내가 하려는 의도도 전혀 없고, 난 언제나 자기를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고 사랑하는데, 괜한 오해가 생길까봐, 그래서 말도 못하고, 답답했었어... 여길 자기가 모르니까 속 시원히 이야기 할 수 있는거다? ... 자기가 내 마지막 공간을 지켜준 것, 그래서 감사해...

알겠다. 멀어지고 싶을지도 모르지. 너무 가까우면 다치는 법. 일정 부분 남자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난 그럴 수도 있다고 되뇌며 이해하려 애쓴다. 나에게 기울여지는 관심은 걷혀만 가는 듯 하고, 내 존재가 그에게 처음 그랬던 것처럼 그리 크지는 않은 것도 같고, 혹은 그가 애써 그 크기를 줄이려 드는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하고. 응. 그럴 때도 됐지. 라고 위로해보고. 이 사람, 일이 많아서 바쁘고 신경쓸 데도 많으니까, 라고 이해도 해 보고. 멀어져서 자기 시간을 갖고나면 전보다 더 깊은 애정으로 반드시 돌아올거야, 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보기도 하고. 그가 오해의 소지를 일으킬 수도 있는 어떤 표현을 하더라도 전혀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그가 무엇을 하든 지지하고 격려하고 애정어린 믿음으로 그저 지켜보고. 어떠한 지시나 청하지 않은 조언, 명령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 나 스스로가 그런걸 싫어하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사랑하기 때문에, 또 당연한 욕구로, 사랑받고 싶어서, ... 그렇게 했어, '마냥' 즐거운 척, 기쁜 척, 행복한 척... 물론 자기랑 있을땐 마냥 그래, 정말 그래, 그걸 거짓표현한 건 절대로 아냐, .. 느낀대로 표현했고, 노력했어, 물론.. 하지만 정말로 끝까지 '마냥'이 아닌 이유는, 내가 당신이 어두울 때 그 감정을 존중하고 가만히 조심히 다루느라, 마땅히 존중받고 어루만져져야 할 불쌍한 나의 감정과 영혼은 차가운 곳에서 메말라가는 기분이 들기 때문에 그래. ... 돌아와요, 자기 어서 돌아와... 날 이렇게 놓아두지 말고, 돌아와요, 어서... 그게 힘들다면, 나에게 이럴 수 밖에 없음을 자세한 설명따위 당연히 없어도 좋으니 예의바르게 이야기해주고, 기다려달라고, 다시 돌아오겠노라고 자상하게 얘기해줘요, ... 한마디 말이면 난 훨씬 더 고통스럽지 않게 믿으면서 기다릴 수 있어요.. 예전과 분명히 달라진 당신을, 그런 부분에 대한 대화도 전혀 없이 그저 지켜보면서, 내 신념 하나로, 사랑 하나로, 그렇게 믿으면서, 내 상처 혼자 악물면서 기다리는 것, 결코 쉽기만 한 일은 아니었어요.. , 한마디 말이라도 해 줘요, 아니면 어서 돌아와요, ... 내가 요구하지도 않고 이렇게 바라고 있는 것도 잘못일까요..? 큰 걸 바라는 걸까..? 이런 생각을 해야 하는 내가 또 버거워, 하지만 자긴 너무 바빠보여, 당장 처리해야 할 일도 너무 많아 보이고... 집에서 상대적으로 편하게 있는 것처럼 보일 나의 작은 감정 소용돌이따위에 귀 기울여줄 여유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 어쩔 수 없어요... 물론 그런다고 당신이 내 감정을 묵살하진 절대로 않겠지만, ... 아니, 전에 한번은 그랬었어, 한없이 다정하고 자상했던 자기도 내 감정이 '이래선 안된다'고, 해결책을 제시했고, 그게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서로 속상해했던 일이 있었어... 그래서 난 더 무서워, 우린 대화가 필요해, 진지한 대화가... ... . 자기, 언제쯤 괜찮아질까. 자기 교육활동 끝나고 엘티도 끝나고, 남은 열흘정도 개강 준비하고 방학 마무리하면서, 합숙가서 나도 소식이 어쩔 수 없이 뜸해진 사이, 그때 다시 애정넘치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까. ...

연락도 먼저 쉽게 하지 못하고, 내 어두운 모습을 보이기 힘들어하는 건, 자기가 나에게서 멀어져가는 걸 느끼면서 내가 그렇게 하면 안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래요.. 일도 바쁘고 나에게서 멀어져 있고 싶은데, 내가 자꾸 연락하면 더 멀어질 것 같아서. 내게서 멀어지고 싶어하는 때가 되었는데, 내가 어두워지면, 자기가 자기 탓인 걸로 느끼고 나를 더 힘들어할 것 같아서. 내가 말없이 즐겁게 기다려야 더 빨리 돌아올 것 같아서. 그래서 기다리고 있지만, 힘드네요, 자기야, 절대로 쉬운 일이 아니네, 혼자 울면서 이렇게 모니터랑 대화하고 있는 것이...

이런 얘길 하면 자긴 부정할지도 몰라, 내가 언제 너한테서 멀어지려고 했냐고... 남자들 스스로는 모를지도 모르지만, 여자는 알아, 남자들이 모르는 사이에, 당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본능적으로 그렇게 된다는 걸, 난 알고 있어요.. 결코 당신 탓이 아니라는 것도. 본능이라는 것, 본능은 죄가 아니라는 것, 자각하지 못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기도 한다는 것도. 내가 느끼는 게 괜히 만들어내서 뭘 뒤집어씌우는 건 아니잖아. 느끼는 게 있으니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거야, 멀어져간다는 느낌... 내가 어떤 모습으로 자기한테 뛰어들어도 활짝 열린 채로 받아줄 수 있을 거라고 느꼈던 옛날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느낌, 뭔가 어떻게든 일정 부분 닫혀있고 당신 세계를 다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

어떻게 해야 할까. 나 계속 기다려야겠죠. 힘들어도, 그런 자길 인정하고, ... 나에게 한마디 말을 해주기 바라지만, 그것도 사실 힘든 일이라는거 아니까, 혼자 즐겁게 잘 지내고 있어야겠죠. 즐겁게, 열심히. ... 어쩔 수 없겠죠. 집에서 치이고 내 공간이 폐허가 되어 바닥을 보이는 잠시 잠시의 순간들이 있어도, 그래서 계속해서 눈물이 나고 속이 부대끼더라도, 세월이 약이겠거니, 하고, 방학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겠죠. 언젠가는 우리, 대화할 수 있겠죠, 좀더 서로를 덜 힘들게 하면서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결코 싸우거나 감정 상할 일이 아닌데 어쩔 수 없이 힘든 것은 부인할 수 없고, 그래서 그저 눈물흘리며 괴로워해야만 하는 이런 상황에 좀더 능숙하게, 따뜻하게 대처하고, 서로를 편안하게 어루만질 수 있도록.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린 행복  (0) 2008.08.10
'사소한' 걱정거리 하나.  (0) 2008.08.10
해짐  (0) 2008.08.10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0) 2008.08.09
장사 없는 외로움  (0) 2008.08.0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10. 18:45

혼자 있고 싶은 시간이 있잖아. 여기저기서 상처받고 더이상 어떤 말을 할 수도 없는 상태가 되어서, 가만히 있으면 눈물만 날 때. 그런데 그, 혼자 있는 시간, 그걸 갖기가 그렇게 힘들었어. 난 집에서 매일 겉돌기만 했어. 편하게 앉아있을 공간 한자리가 없어서, 내 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면서 이리저리 서성였다. 하지만 매일매일은 끝까지 다른 사람들에 치이면서 지나갔고, 그러면서 끝났고, 그나마 편하게 자고 싶었던 잠도 방해받으면서 답답한 일정속에 날 끼워맞추며 살았다. 숨막혔어. 탁탁.

내가 아빠한테 상처 받으면서 가슴 속이 난도질당한 핏덩이로 차있었던 날들을 잠시 잊고 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져보는 것만 같은 행복한 순간들에 힘들었던 기억들을 (어쩌면 애써) 지우며 지내느라고. 그리고 오늘, 다시 생생하게 상기했다. 고맙게도. 아빠, 고마워요. 잊어버릴 뻔 했어, 하마터면.

아까 방에 침입해서 이러고 나갔다. 공부도 안하고 있으면서 뭐하냐고. 이상한 말 많이 했는데 기억은 자세히 안나. 내가 과거에 청하지도 않은 양보를 많이 받았다고, 지금 내 모든걸 포기한 채 날 죽이며 살아야 하고, 내가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 있다면 그마저도 공부를 해야 한다는 거지. 그래, 그렇다는 거지. 응. ......... 나가. 다 나가. 나 이 상태로 더 나돌다간 어떻게 될지 몰라. 심장이 너무나 불안하게 뛰고 어찌할 바를 몰라 눈물이 계속 나서 미칠 것 같았어. 당장 다 나가버려. 사라져.

그냥 울면서 위로받고 싶어. 뚜렷한 이유가 있어야 되는 거 아니야, 슬픈데는. 그냥 울고 싶고, 속에서 살얼음물이 벽을 긁는 걸 온전히 느끼면서 터지기 직전의 상태로 얼어있는 나를, 그런 내 뒷모습을, 내 쓸쓸한 어깨를, 따뜻하게 누군가 감싸주었으면 좋겠다. 온몸이 시려서 칼이라도 배에서 끄집어낼 수 있을 것 같은 내 이 상태를, 그대로 내버려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가 생각나. ... 이게 죄가 되는건 아니겠지. 라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싫고, 비참해. 당장이라도 전화를 걸어 네 목소리를 듣고 싶고, 청주까지라도 달려가서 10초라도 좋으니 따뜻하게 날 안아주는 널 느끼고 싶고, 괜찮아, 내가 있잖아..., 처음 했던 약속처럼, 내가 널 지켜줄테니, 마음 놓고, 내게 기대오라고, 그렇게 따뜻하게 얘기해주는 네 눈을 바라보고 싶고, 그 목소리가 바로 내 귓가에서 울리는 걸 느끼고 싶고, 불안이 아닌 안정으로 다시금 살아 뛰어오는 박동을 네 품안에서 확인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곁에 있다고 해도 그럴 용기가 나지 않을 것 같은 내가, 내 마음이, 시리고 아픈 나의 방의 긁힌 자리가, 두렵기만하고, 그저 피하고만 싶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소한' 걱정거리 하나.  (0) 2008.08.10
토로  (0) 2008.08.10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0) 2008.08.09
장사 없는 외로움  (0) 2008.08.09
그래요...  (0) 2008.08.0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9. 22:26
하루종일 힐을 신고 걸어다녔다.
서점에서 그걸 신고 한참 서서 책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종일 그러고 다녀도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발에 깃털이라도 달린 양 걸음걸음엔 음표의 경쾌한 꼬리자취가 남았다.

그리고 오후 8시 정각, 버스가 떠나고, 커튼은 닫히고,
여느때처럼 편의점에서 주간지 하나를 사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무릎 뒤쪽 위까지 못견디게 당겨오기 시작한다.
하루동안 사라져 있기라도 한 듯했던 내 육신과 정신의 무게가,
일순간에 엄지발가락 뼈 양쪽에 온전한 제 정체를 걸고 내게 말을 걸어온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토로  (0) 2008.08.10
해짐  (0) 2008.08.10
장사 없는 외로움  (0) 2008.08.09
그래요...  (0) 2008.08.09
어려운 문제  (0) 2008.08.06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9. 22:14
이따금씩,
사랑을 갖고 드나들던 이 곳도,
답답하게 느껴지거나 숨막힐 때가 있다.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짐  (0) 2008.08.10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0) 2008.08.09
그래요...  (0) 2008.08.09
어려운 문제  (0) 2008.08.06
새로운 면역반응  (0) 2008.07.17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9. 21:54



그대가 아찔한 절벽 끝에서
바람의 얼굴로 서성인다면 그대를 부르지 않겠습니다
옷깃 부둥키며 수선스럽지 않겠습니다
그대에게 무슨 연유가 있겠거니
내 사랑의 몫으로
그대의 뒷모습을 마지막 순간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손 내밀지 않고 그대를 다 가지겠습니다




 낙화, 첫사랑 中 - 김선우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같은 무게의 눈물과 웃음  (0) 2008.08.09
장사 없는 외로움  (0) 2008.08.09
어려운 문제  (0) 2008.08.06
새로운 면역반응  (0) 2008.07.17
사소한 해빗  (0) 2008.07.17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8. 6. 20:08
Man Cleared of Helping
 Love Rival Commit Suicide



A man was acquitted of aiding and abetting a suicide even though he handed over a device used and provoked the action.

A high court Wednesday reversed a lower court ruling which handed down a one-year prison term to the 30-year-old man. He was charged for handing over a cigarette lighter to his girlfriend's former boyfriend who died after using it to set himself on fire after threatening to do so unless she got back with him.

``Suicide abetting is an act inciting a person to commit suicide assuming the person will die. But he handed over the lighter on the assumption that the victim would not die, so he did not abet the suicide,'' the court said in the ruling.

Last September, the ex-boyfriend poured gasoline on himself in front of the couple and threatened to set himself on fire unless she came back to him. The new boyfriend threw his lighter to him, saying, ``Go and die, if you dare.'' The ex-boyfriend, after hesitating for a while, set fire to himself with the lighter and later died.

The new boyfriend claimed at the lower court that he did not intend to assist in the suicide as he never expected he would actually set himself on fire. But the court handed down the jail term and arrested him.

The high court, however, ruled the ex-boyfriend had not decided to actually commit suicide but poured gasoline on himself as an action to express his love for her, considering he placed his own lighter and cigarettes in his friend's custody before the incident and did not leave a suicide note.

``He seems to have set fire to himself impulsively, not intending to do so beforehand,'' the court said.

rahnita@koreatimes.co.kr




생각할수록 복잡하고 어려웠던 토론 기사.

나 스스로가 나를, 얕게만 생각하지는 않는 사람이라고 여겨왔는데,
이야기를 나누고 관점을 이리저리 바꿔보는 과정에서
나도 모르게-, '남의 일' 이라고, 너무나 단편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은 순간...

무서웠고, 어지러웠고, 소름이 쫙 끼쳐왔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사 없는 외로움  (0) 2008.08.09
그래요...  (0) 2008.08.09
새로운 면역반응  (0) 2008.07.17
사소한 해빗  (0) 2008.07.17
... 무서워요, ...  (0) 2008.07.17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7. 17. 21:23
갑자기, 한동안 멀리했던 내 애인이 그리웠다.
아니.. 애..인이 아니라 애'물'인가. ㅋ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던, 말없는 영원한 내 분신, 이자식, 이리와.

하하, 그런데 이것 참,
손톱이 어찌나 건반에서 따닥대는지...
게다가 건반 사이 사이에 끼기까지 하는거야.
그냥 그러려니, 하고 적당히 타협하곤 했었는데, 오늘은 도저히 안되겠는거야.
이 정도 치는 것 갖고는 생의 감각이 살아나지 않거든.
두어 시간 정도, 손가락이 풀릴 대로 풀리고 단단해질 대로 단단해 질 때까지 쳐야 하거든.
그리고 쓰레기같은 감정들이 자유자재로 음률에 실려나와, 그대로 공기 속으로 퍼져나가 소멸될 때까지 쳐야 하거든. '자유자재'로 실려 나오려면, 완전히 몰입해야 하거든. 땀에 폭 젖고 손가락을 의식이 아닌 무의식으로 움직이게 될 때까지 쳐야 하거든.....

그래서, 난 잠시의 주저도 없이 손톱을 잘라버렸어.
애지중지, 이제나 저제나 길기를 기다려서 다듬고 관리하던 손톱이었는데,
그냥 순식간에, 몇 개월의 시간을, 쇠날을 몇 번 딸각여서 없애버렸어.

와, 그런데, 갑자기 적응이 안되는 거야.
난 내 손을 보고 깜짝 놀랐어.
분명, 오른손 손톱을 자른 것 뿐이고, 왼손 모양이랑 같아진 거거든?
근데, 그 모양이 전혀 익숙하지 않은거야.
매일 보던 왼손 모양이 된 것 뿐인데 이게 너무 이상해서 잠시 무섭기까지 했었어.
손가락이 잘린 것 같았거든.
손가락이 뚝 잘려나가서 정상인의 손이 아닌 것처럼 보였어.
이상하기도 하지.
분명 내가 그렇게 애타게 그리워하던 바로 그, 20년간 바뀌지 않았던 내 손모양을 몇개월만에 찾은 건데 말이야. 반갑고, 괜히 기특하고, 사랑스러워야 하는데 당황스럽게도, 난 '내 손'을 보고 놀라고 말았지.

건반에서 나의 '새 손'을 움직이는데, 그 느낌은 더 당황스러웠어.
이상해-
계란을 쥔 모양으로 항상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던 내 손이었는데 말야,
스케일이 아무리 빠르고 연타가 잦아도 결코 구부러지지 않던 내 손가락들의 첫째 마디가,
그냥 힘없이, 아무 생각없이 픽픽 김빠지면서 굽어버리는거야.
그 낯선 기분에, 몰입도 할 수 없었고 감정도 빼낼 수가 없었어.
손가락은 '배출 통로, 매개'일 뿐이라서 그래.
내가 완전히 몰입해서 피아노를 치는 동안은 본래 손가락을 전혀 의식할 수가 없거든?
그런데, 매개물에 불과한 이 손가락들이 갑자기 내 것이 아닌 양 불편하고 휘청대니까 도저히 집중을 할 수가 없는거야.
손톱 밑자리가 발갛게 붓기 시작했어.
그러고보니, 갓 태어난 아기처럼 철저하게 보호받던 부분이었구나.
몇개월간 햇빛도 못보고, 딱딱한 것에 닿지도 않았던 곳이구나.
내 몸의 일부인데도 낯설었다.
몇개월새 부쩍 보들보들해진 이 살점들은,
비자기물질에 면역 반응을 일으켜 저항하는 양,
그간 건반에 닿지 못한 한풀이라도 하듯 유난히 발갛게 되었다.
이거 봐, 건반 못본지 너무 오랜만이다. 건반.. 얘 누구야? 누구? 응?.. 공격해!!...
<- 뭐 이런 식으로.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래요...  (0) 2008.08.09
어려운 문제  (0) 2008.08.06
사소한 해빗  (0) 2008.07.17
... 무서워요, ...  (0) 2008.07.17
nightmare  (0) 2008.07.14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8. 7. 17. 20:51

아아, 나는 죽어있지 않다.
살아있다.
이렇게, 반짝반짝 살아있다.



라는-,
생의 감각,
이 절실할 때.
살아있음을, 내가 존재하고 있음을 느끼지 않고선 답답함을 견딜 수 없을 때-


난 피아노를 치곤 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그를 찾았고,
내 안에 분명 살아있던 생이 구체화 될 때까지 몇시간이고 그와 접촉했다.
불안함으로 요동하는 피의 파동이 소리의 파동으로 전환되고,
그것이 고른 것으로, 예의 익숙함으로, 혹은 있는 그대로의 비정형성으로 찰랑이는 진득한 액체가 될 때
비로소 나는 내가 만들어 낸 끈적한 바다에 평온하게 빠져들어 호흡기가 아닌 마음의 숨통으로 소리없이 먹먹하게 숨쉬곤 했다.
접촉 시간은 0.05초, 접촉 면적은 16mm^2 내외.
무한소 찰나의 쾌감이 집합을 이루어 카타르시스로 범람하기 시작할 때쯤,
청량해진 마음의 숨구멍으로 시원하게 들어오는 바람에 미미한 미소를 되찾아가며,
새로 얻은 부력으로 나의 바다를 벗어나 다시 수면 위로,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었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려운 문제  (0) 2008.08.06
새로운 면역반응  (0) 2008.07.17
... 무서워요, ...  (0) 2008.07.17
nightmare  (0) 2008.07.14
잠시, 아주 잠시  (0) 2008.07.14
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