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everydaylife2009. 8. 1. 02:39




신체 리듬을 엉망으로 관리해 놔서 지금 이모양이란 말이지. ㅎㅎ

하루종일 바쁘게 움직이고,
아까는 머리를 6개월만에 자르러 갔다가,
서투른 미용사 때문에 머리 끝까지 열받아서 돌아왔었다.
면상에 대놓고는 화를 차마 못 내고.
이 사람이, 내가 무슨 자기 실험 대상인가.
나의 4학기를 망쳐 놓았는데, 어떡할 거임. -_;...................
구체적으로 늘어놓다간 다시 열 받을 것 같으니 이쯤에서 생략하자.

진짜 있는 화 없는 화 집에서 혼자 다 내다가,
정말로 참을 수가 없어서 충동적으로 또 베이킹을 시작했다.
- 언제부터 베이킹이며 요리가 스트레스 해소용이 된 거지......-
내일 저녁까지 꼬박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사전 교육이 진행될 텐데,
난 같이 갈 친구 같은거 만들어 놓지 않았으니,
일단은 도시락 비스무리한 걸 싸 가야 되지 않겠어, 하고 자위하면서.




아까까지 딸기잼을 샌드하고 초콜릿을 올린 비스킷이랑,
나랑 내 동생이 둘다 사랑해 마지 않는 건포도 모카 스콘을 구웠다.
동생이 날 위해 내일 내가 가져갈 커피를 수퍼에서 사다 줬다. ㅠㅠ 귀여운 것 ㅜ_ㅜ
모자란 버터를 더 사다 주고는,
"언니, 언니 가기 전에 오늘 밤 새도록 요리 해라. 언니 없을 때 먹게"
이런다. 이 녀석 열흘간 내가 없는 게 그래 못내 아쉽지 ㅋㅋ
귀여워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일, 식구들 먹을 것 남겨 놓고, 오늘 만든 비스킷이랑 스콘, 커피, 녹두김치전, 그리고 치즈를 싸 갈 예정이다.
어제 마트 갔을 때 치즈만 만원 어치 사왔다.
평소엔 살 떨려서 그런 짓 못 하는데, 어젠 뭔가 필사적이었다.
완소 까망베르 치즈랑, 벨큐브를 사 왔지롱.ㅋㅋ
하으.................. 생각만 해도 정말 기분 좋다. ㅎㅎ
설탕이 듬뿍 든 아이스크림(특히 초코 아이스크림은 최악임. -_ㅜ)만 아니라면,
난 우유며 치즈같은 dairy food를 정말 사랑하거든.
우울증의 극악한 손아귀에 목을 졸려 봐서 그런지,
난 유제품이라면 배가 불러도 덥석 주워 먹는다.

ㅎㅎ 스콘이랑 커피로 버스 안에서 아침 식사 하고,
김치전을 주전부리 삼고,
벨큐브로 입가심 해야지 ㅎㅎ
비스킷은 만나는 사람들이랑 나눠 먹고,
까망베르 치즈는 교육 받으면서 배고프면 꺼내 먹을 거다. ㅋㅋ
보드라운 속살 먼저 긁어 먹고, 담백한 껍질을 씹으면서 ㅋㅋㅋㅋㅋ
정말 까치(까망베르 치즈의 애칭. 키키. 난 새 까치도 정말 좋아함. 뭥미)는,
이 순서로 먹어야 제대로 감동적임. ㅠㅠ
그래도 저녁은 어떻게든 푹푹 끓인 국에 밥 파는 데로 가서 먹어야지.
하루에 한 끼라도 꼭 밥을 제대로 먹어 줘야 호르몬 균형이 제대로 잡히거든.






............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정신없이 빵이랑 쿠키를 굽다 보니 .........
어느덧 시간은 흐르고 흐르고,
잔뜩 흥분했던 내 정신은 가라앉았다.


^^ 그래, 어쨌든 시작이다.
다 잘 될 테니까, 모두 잊고, 내 앞에 펼쳐질 이 새로운 일에 또 한껏 집중해 보자. ㅎㅎ
내 멘티가 될 학생은 2학년 수현이.
아직 얼굴도 국적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정말 소중하게 맺어질 인연.
또 한 걸음 앞으로 나가기 위해,
또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고개 숙이기 위해, 이제 한 달 반 만에 청주로 다시 떠난다.
조금이라도 더 활동적인 내일을 위해, 오늘은, 정말로 이제 자야겠다. 파이팅.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에, 5층 방에 산다는 것  (0) 2009.09.02
포춘쿠키 왈.  (0) 2009.08.28
7월의 마지막 밤  (0) 2009.08.01
진짜 글  (0) 2009.07.31
사고 싶은 책들  (0) 2009.07.0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8. 1. 02:13




벌써, 7월의 마지막 날.
아, 정말 정신없이 보냈어.

이래저래 차가웠던 7월..........
글쎄, 왜 그랬는지, 곰곰 생각해 보면 알 것도 같은데,
그럴 새도 없이 시간은 가던 대로 흐르고, 흐르고-
이제 내일 이른 아침, 나는 다시 청주로 떠난다.




그 동안, 지독히도 솔로처럼, 정말로 지독한 솔로처럼 지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오는 연락도, 일부러 받지 않고. 긴 얘기는 항상 사절....
네톤에도 절대 접속하지 않았고,
(수강신청 날 빼고. 심지어는 그 날에도,
난관에 부딪쳤던 나에게 수많은 사람들이 걱정스런 쪽지를 보내주었고 안부를 묻기도 했었는데......
정작 나는 정신없이 대답을 하다가 말다가, 내 수강신청이 잘 끝나고 난 뒤 성질을 가라앉히고 쏙, 나와버렸다.)
미니홈피에도 접속 안 했어.
'언니 꿈 꿨어' 라고 남아있는 일촌평이 대체 언제 작성된 건지도 모르겠어.
미안해 죽겠는데, 안부 전하러 갈 의욕은 안 생긴다.
'잘 살아 있다' 한 마디만 띄워놓고 대체 뭐하고 지내고 있냐는 녀석,
'아가 보고싶어 죽겠어 내일 부산 올래?' 하고 문자 보내주는 언니,
휴, 난 단지 의욕이 없었고, 근신하고 싶었고, 혼자 괜히 바빠서,
다 착하게 거절하고는 집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사랑이 다시 그립고 사람이 좋아서, 한없이 살갑게 살살 녹는 여자였는데,
그걸 다 풀어놓지 못하고선, 갑자기 콱 막혀버리고, 차갑게 굳은 버터같이 조용해져 버렸다.





내가 걷는 속도보다 훨씬 빨리 지나가 버리는 시간이 야속하고 처절하게 느껴져서일까.
시간이 흐르는 속도보다 더 빨리 걷는 중에는 그렇지 않은데,
이렇게 되었을 땐 도무지가, ....... 그렇게 불안할 수가 없다.
그래. 불안한 거야.
몽골에 있을 땐 지극히 행복했는데.
시간이 흐르는 것을 의식하지 않고 사는 삶이란 것. 그렇게 자유로울 수가 없었어.

흘러버린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모든 것이, 애초에 완벽하지 않다는 걸 자꾸 다시 자각하고,
그저 현재에 얻을 수 있는 것에 완전히, 그리고 단순하게, 집중하는 것만이,
행복할 수 있는 길임을 알면서도.
왜 자꾸, 다시 놓치는 걸까.



아, 모르겠다.
전에도 그랬듯이, 일단 다시, 다시 부딪치자.
그리고 웃자. 아주 찢어져 버릴 것 처럼 !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춘쿠키 왈.  (0) 2009.08.28
다문화 멘토링, 이제 다섯 시간 뒤면 일어나야 하는데.  (0) 2009.08.01
진짜 글  (0) 2009.07.31
사고 싶은 책들  (0) 2009.07.08
망설이지 말고  (0) 2009.06.30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7. 31. 03:21


그 동안, 하고 싶었던 포스팅들은 밀리고 밀리고 또 밀려버렸다.
잡아두고 싶은 생각들이 하루에도 수천 가지씩 지나가는데,
이걸 붙잡지 못하고 하염없이 시간은 지나고 또 지나가기만 했고,
밤마다 토해내지 못한 상념들이 내 머릴 복잡하게 휘저어 대어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리기를, 어언 한 달, 아, 벌써.



오늘 글을 쓰고 느낀 점.
역시, 글은 나올 때 놓치지 않고 써야 진짜 글이야.
지나간 생각을 다시 박아 넣으려는 어떤 종류의 '강박'이든 조금이라도 작용하면,
그 글은 사실, 더 이상 진심으로 나를 담아내는 그릇으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문화 멘토링, 이제 다섯 시간 뒤면 일어나야 하는데.  (0) 2009.08.01
7월의 마지막 밤  (0) 2009.08.01
사고 싶은 책들  (0) 2009.07.08
망설이지 말고  (0) 2009.06.30
급소심  (0) 2009.06.10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7. 8. 21:02

다른 데는 몰라도 책에 지르는 돈에는 관대한 편이지만,
그래도 더 사려니 망설여 지는 것이 ㅠㅠ
리스트를 일단 마련해 놓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 보자.

1. 몽골 사진집
2. 이어령 교수님의 책 - 생각, 젊음의~
3. 공간에게 말을 걸다
4. 이홍수 교수님의 책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7월의 마지막 밤  (0) 2009.08.01
진짜 글  (0) 2009.07.31
망설이지 말고  (0) 2009.06.30
급소심  (0) 2009.06.10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0) 2009.05.10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6. 30. 20:28

망설이지 않고 행하라.



지금 내 앞에 놓인 일정들은, 정말 내가 그렇게도 손꼽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것들이다.
내가 그렇게 원하던 지적 자유가 지금, 내 손 안에 있으니.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짜 글  (0) 2009.07.31
사고 싶은 책들  (0) 2009.07.08
급소심  (0) 2009.06.10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0) 2009.05.10
재회  (0) 2009.05.03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6. 10. 13:13
아 정말.
이러고 있는 내가 나도 싫으네 그려.
쓸 말들이 넘실대는 이 마당에,
오랜만에 쓴다는 글이 이런 푸념이라니.

얼른 사회교육론 개인연구과제를 시작해야 하고,
시험 준비도 해야 하고,
곧 교육정책 포럼에도 갔다 올 마음까지 먹었다면 지금 이러고 있어서는 안되는데,

멍청하게도,
며칠 전에 본 시험에서 완전 바보처럼 뭔가를 '바꿔' 적는 바람에 반절 점수가 날아갔다는 생각에
짜증나고 맘이 산란해서 지금까지 딴짓을 했네.
나의 소심성을 발견하는 게 더 싫단 말이지.
아.....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 고 생각하는 쿨함을 다시 찾아야 하는데.
... 찾지 뭐.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고 싶은 책들  (0) 2009.07.08
망설이지 말고  (0) 2009.06.30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0) 2009.05.10
재회  (0) 2009.05.03
이 글을 쓰는데 왜 서러운걸까  (0) 2009.05.01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5. 10. 22:07
조각조각.
그 동안에도 일이 많았지만, 그냥 쭉쭉 지나갔네.

아무튼, 그 사람은 내게, 다시 몽골에 가겠다고 문자로 통보했다.
난 결코 이 기회를 내 손으로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우린 거기에 같이 가게 됐다.
이제, 체념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싶고, 싫은 감정을 갖는 것 조차도 피곤해서 무심해져버렸다.
그 사람이 얼마나 내게 이기적인 제안을 했던 것인지 상기하는 것도 이젠 에너지가 달려서 그만뒀다.

나와 새 시작을 할 듯도 했던 사람들은 결국엔 모두 아닌 것으로 판명(?)났고,
내 두 번째 마니또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채 역사 속으로 묻혔다.
하지만 이제 다시 그녀석과는 어색하지 않게 지내게 됐다.
여전히 녀석은 귀엽고 착실했으며 예의발랐다.

우리 지난 공연팀은 이번 대동제때 우리 동아리 대표로 공연을 다시 하게 되었다.
다른 팀도 한 곡 하기로 했었는데 그 팀이 취소되는 바람에 우리가 두 곡을 해야 한대.
지난 공연때 올렸던 곡 중 하나인 사브레 댄스와, 옛적 작은 연주회때 했던 사방 중 북쪽을 올리기로 했다.
바쁜 와중에 맡게 된 것이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맘에 부하가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이미 했던 것들이고, 무엇보다도 '우리'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다시는 뭉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우리는, 다시 무대에 함께 서게 됐다.

서울교대에 재학중인 친구녀석이 어제 우리 학교에 찾아왔다.
정말 많은 걸 보여줬고 이것저것 소개해줬다.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돌아갔고, 나도 즐거웠다.

대형 세계지도를 거금을 들여 질렀다.
지리부도와 역사부도, 세계사, 세계지리, 한국지리 교과서도 샀다.
이비에스 라디오에서 맘에 드는 영어 프로그램 이용권도 샀고,
다큐멘터리 이용권도 샀다.
커피 밀폐 용기도 드디어 샀어.

얼마 전 어린이날에는 색동 어린이 잔치가 있었다.
우리 과 행사였는데 우리 심화 포스트가 너무 인기가 많아서 힘들어 죽을 뻔 했다.
느낀 것도 많았는데.
애들도 연령따라 각양각색이고, 부모들도 너무나 각양각색이었다는 거.
그리고,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게 설명하는 거, 진짜 어려운 일이라는 거.
'구조', '분리' 따위의 단어들이 내 입에서 나도 모르게 튀어나와서 '순화(?)' 시키느라 혼났네.

대형 발표를 끝내면서,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아무튼 끝나기도 했다.
매우 친하고 우호적이라 믿었던 동기 언니와 미묘한 균열이 생겼다.
나는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면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했고,
아무튼 결과물에서도 나는 생각보다 활약하지 못했다.
골자를 구성하긴 했지만, 눈에 띄는 건 오히려 그 언니였고 난 어색했다.
내 발표 능력에 회의가 생기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에도 고민이 다시 불거졌다.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작은 미움도 자리잡아 날 괴롭혔다.

그러다 강연을 두어 개 듣게 되었다.
하나는 필수라 들었던 강연이었는데- 리더쉽, 커뮤니케이션 능력, 성공학 등을 주제로 한 것.
또, 내가 찾아가 들었던 건물 개소 기념 초청 강연-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 스킬.
내 고민거리들을 찔러주는 주제들이 마침 열려서 적합했지.
생각거리가 생긴 만큼, 더 고민하고, 행동으로 노력해야 할 때란 것만 알아. ...

어린이날 전날에 엠티를 갔었어.
난 축구를 못했고, 괜히 혼자 짜증도 나고 자괴감도 들었어.
엠티 장소는 예뻤고, 나는 이곳 저곳을 다니며 작은 것 하나 하나 놓치지 않고 프레임에 맵시 있게 담았지.
사진 공부가 몹시도 하고 싶은 요즈음.
그리고, 열등감과 내 성격에 대한 고민으로 괴로운 나날.

또 얼마 전에는,
동방에 잠시 모였다가 동방 옆 세미나실에서 음주가무를 즐기고 있는 흑인음악 동아리를 방문했었다.
동기가 있기도 했는데, 그녀석은 우릴 위해 노랠 하나 더 불러줬다. 멋진 놈. ㅎㅎ
거기서 마신 맥주가 도화선이 되어, 동아리 후배 하나와 나, 동기 한 명은 그대로 정문으로 직행, 맥주를 샀다.
별이 보이는 언덕에 올라 달빛 아래서 우린 맥주를 마셨고, 이야기를 나누었고,
삘받은 내가 기숙사에서 기타를 가져왔으며,
그래, 거기서 우린 기타를 치고 이야기하며 놀았어.
술, 달빛, 기타, 그리고 사람.




그냥 막 쓴 건데, 불과 일주일 남짓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지.
하나 하나 사실 다 포스팅 거리가 되고,
올릴 사진도 많지만-
보다시피 나, 지금도 과제가 많은데 잠시 주체 못하고 글 쓰는 중인거야.
그것도, 정제되지도 않고 체계도 없는 '막글'을.
쌓인 포스팅 거리들이 많은데 이렇게라도 남기고 넘어가야지.

블로깅을 제대로 하기에는, 사실 너무나 바쁜 나날이다.
... 그래도, 그것도 내 생활의 일부니까.
노력해야지.



오늘은, 혼자 동방에서 기숙사로 돌아오는데 꽃향기가 무척이나 짙었다.
아카시아 향, 야래화 향, 그리고 흙냄새-
아찔하게 매혹적이면서도 슬픈 여름 향기.
임의로 죽여 놓은 사랑의 감정이 다시 물큰 솟아오르는 것을,
나는 입술을 앙다물고 다시 구겨넣었다.
....... 사실, 구겨넣기도 힘들어서 이렇게 자판을 두드리는 거야.

곧, 돌아가야지. 이럴 새도 없이.
바쁜 일상으로.
내 태도와 감정을 잘 조절하면서.


응. . . 나는 할 수 있어. 나니까.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망설이지 말고  (0) 2009.06.30
급소심  (0) 2009.06.10
재회  (0) 2009.05.03
이 글을 쓰는데 왜 서러운걸까  (0) 2009.05.01
몽골 해외교육봉사, 선발되다.  (0) 2009.05.01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5. 3. 02:56

점심 무렵 문자가 한 통 왔다.
진심으로 할 말이 있다고, 저녁에 시간 내 줄 수 있겠느냐고.


난, 그 문제 때문에 보자는 걸 거라고 생각하고, 대답했다. 알겠다고.

그리고 저녁 8시,
비 오는 오늘, 어언 몇 개월만인가-
그래, 만났어.



자꾸 내 쪽으로 오는 그 사람이 너무나도 낯설었다.
- 몰라, 어쩌면 난 내 쪽으로 오는 모든 사람들이 그 동안 모두 낯설어졌는지도. -
난 당황해서 계속 피했고, 그러느라 자꾸 빙빙 돌게 됐다.
결국 곧은 길을 걷게 되긴 했는데,-

할 말로, 첫째로는 정말 미안했다는 말을 거듭 했었어.
하지만, 난 귀담아 듣지 못했다.
응. 스쳐가는 말들로, 다 이해는 했다.
하지만, 가슴 깊이 새겨 들으면서 공감하려는 시도는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간 마음이 아파서 이성이 마비될 것 같았기에.

아- 그리고, 그 미안했던 것들, 다시는 안 그러겠........
이런 흐름이라니.
그래. 그래서?



설마 설마 했던 그 말을 정말로 하고 있었다,
내 어깨를 붙잡으면서, 잡아도 되겠냐고, 다시 시작하자고 말하는 그 사람을,
난 반사적으로 뿌리쳤다.
'싫다'고, 단도직입적으로, 내가 생각해도 참,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말이 안 된다고, 안 된다고. 못 한다고.
난 정말로, 그 때 다 쏟아버려서, 더이상 남은 게 없다고.
- 아, 그래, 이제 줄 것이 없다고.
라는 대답.
솔직한 내 심정은, 이렇게 쏘아주고 싶었지만, 정말로 꾹 참았다-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적어도 2개월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너에게서 받기만 해도 상처가 지워질까 말까 할 정도로, 지난 날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고 지냈었는데, 이제 와서 또 그런 말이 나오는구나, 내가 너에게 줄 것이 있다고 기대할 수도 있구나, 세상에, 넌 지금 네가 얼마나 이기적인 소릴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니? 네가 네 손으로 놓아버린 축복의 소중함을, 이제와서야, 봄이 와서야, 다시금 새로운 봄을 맞는 여러 사람들을 보면서, 아름다운 나날들을 보면서야 더욱 뼈저리게 절실하게 깨닫고, 그렇게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잖아- 예전의 네가 무슨 능력자였고,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이, 예전의 그것이 엄청난 행운이었음을 모른 채 아직도 그렇다고, 네가 날 가질 만 하다고 믿고 있는데..... 넌 그 시간의 깎아내림 속에서도, 아직도 예전처럼 덜 자란 모습 그대로구나, 어떻게... 지난 날 날 이유없이, 질린다는 이유로 험하게 내팽개쳤던 너 자신을 잘 안다면 나에게 지금 이럴 수 있겠니.)

난 몽골 문제로 보자고 한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 사람이, 그것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나올 때부터 이렇게 될 때 포기할 생각을 하고 나왔다고 했다.
내가 싫으면 포기하겠다고....



난 그 말에 고맙다고도, 미안하다고도 할 수 없었다.
붙잡을 수도 없었다.
침묵할 수밖에.
깊이 감정이입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마도 거절할 것 같았단다.
하지만 정말로 적은 확률이라도 생각하긴 했단다.
난 그 1%라도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너를 정말로 이해해 줄 수가 없어-
미안하다.
네가 그런 발상을 할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내가 받은 상처를 네가 온전히 모두는 이해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고....
그래, 정말로, 나에 대한 예의가 아니야.
..... 글쎄. 정말 솔직한 이유로는, 너랑은, 난 더이상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야.
........... 난 네가 아쉽지 않고, 넌 날 버리고서야 내가 아쉽다는 걸 깨달은 거고.
누가 보아도 내가 왜 너와 사귀는 지 의문스러워 했을 정도였으니까.
그리고, 넌 날 그런 행태로 홀대했지.
난 더이상 너란 사람에게 미련을 가지지 않았어.
신경쓰고 마음 아파 하는 시간 조차 쓰레기같았기 때문에.



그래도, 그랬던... 사이였는데..
그런 대답을, 아무리 참아도 매몰차게밖에 들릴 수 없는 말을 하는 내가 나도 좋지 않았다.
미안하다고 했다.
그리고, 더이상은 말할 수 없었다.
잘 가라고 했어.
그 사람이 마지막 선물이라고 준, 음료수 한 병에 고맙다는 말도 못 했다.





마음이 이상하기도 하다.
난 정말 섬세한 공감의 동물이기 때문에 마음먹고 이입한다면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가 않다.

사실, 내가 얼마나 한 인간에게 큰 상처를 주었는지, 인정하고 싶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으로써 내가 받은 상처를 보상받을 수 있을까.
....... 나는, 정말로 다른 도리가 없어 이렇게 하고 있다.
더이상 나를 인정받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만 이해하다가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나를 지키려는 최후의 방어.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급소심  (0) 2009.06.10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0) 2009.05.10
이 글을 쓰는데 왜 서러운걸까  (0) 2009.05.01
몽골 해외교육봉사, 선발되다.  (0) 2009.05.01
teatim-ing  (0) 2009.04.29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5. 1. 23:02

좋은 소식을 들었다.
한국통합교육과정학회 정기학술대회에 갔다가, 교수님을 만났는데...
내가, 지난 학기에 과탑이었대.
내 성적이 과탑'급'이란 건 알고 있었지만, 실제 등수는 몰랐었다.

"네가 여기 웬일이니?"
"그냥... 그냥요. "
"야.... 너 일등했더라? 내가 얼마나 자랑스러웠는지!"
"진짜요?? "
"그래, 학부생이 이런데 오기도 쉽지 않은데.. 너 이런 주제에 관심 있구나! 밖에 과자랑 있는데 갖다 먹어."
"아뇨.. 괜찮아요."
"갖다줄까?"

사실, 그냥 교수님이 아니라 우리 학교를 졸업하셨고, 내 동번 선배님이시기도 해서... 이렇게 애정이 많으신 거다. ^^
직접 정말로 과자를 갖다주셨어. ......



학술대회 기조 강연을 듣는 동안,
곧 가야 할 수업을 째고 싶은 충동이 굴뚝같았다. ...... =_=
아씨. 언니의 한 마디에 어쩔 수 없이 수업에 갔는데, 출석체크를 안 하더라. -_-..........
한 시간만에 끝나서, 다시 돌아와서 마저 들었는데, 암튼 난 핵을 놓쳤다.
핵을 놓쳤어도, 그 감동과 충격은 계속해서 날 압도했다.

사실 다녀온 직후에 포스팅을 했어야 실감나게 몽땅 적어놓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피곤하기도 하고, 또, 춥다. =_= 짜증난다. 기숙사, 너무 춥다.
매일매일 벌벌 떨면서 잔다.

... 이 일 뒤에 있을 온 몸의 소진과 마음의 탈진에 대한 보충재로....
이런 사실을 미리 알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휴.... 흔적만 남긴 걸로, 일단은 철수해야지.
난 날 사랑해야 한다.
내가 날 사랑해주지 않으면, 누가 사랑해주겠어.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어.  (0) 2009.05.10
재회  (0) 2009.05.03
몽골 해외교육봉사, 선발되다.  (0) 2009.05.01
teatim-ing  (0) 2009.04.29
슬픈 것도 같은 밤  (0) 2009.04.28
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5. 1. 22:40

응. 선발됐어.
시험기간에 서류 준비한다고 힘들었지만, 그래도 노력한 보람이 있었어.




어쨌든.
.... 선발 되면 뭐해.
나 어제 명단 확인하고, 기절할 뻔 했다.
헤어진 그도, 명단에 포함되어 있는거야.



돌 것 같았어.


이 교육봉사 가기 전에, 정기 모임도 많고, 모의 수업도 자주 있다.
가서도 매일 같이 있을 거고, 13명 밖에 안 되는 사람들이 모여서 밤에 게임도 하고 놀아.
끝나고 나서도 학기마다 술자리 자주 있고 말이야.
어떻게 견뎌?
같이 있는 게 가능하기나 해?

나 어제, 두통까지 겹쳐서 정말로 미칠 것 같았다.

지인에게 이 문제에 대해 애기한 적이 있는데,
.. 내 문제라고만 한다.
내가 피해의식이 깊다나.
초월해서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어야 된다는 투.
내 문제래, 내가 맘을 꽉 닫고 있어서 그렇대. ...

.......... 그냥, 감당이 안 되고 갑갑하기만 하다.
불포기 각서... 이걸 어떻게 쓰나.
..... 난 정말, 모르겠다.
내 힘으로 대한민국을 처음으로 뜨게 됐는데,
이 첫 시도가 이런 얼룩으로 더러워지게 하고 싶지 않은데.

아....



'일기 > everyday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회  (0) 2009.05.03
이 글을 쓰는데 왜 서러운걸까  (0) 2009.05.01
teatim-ing  (0) 2009.04.29
슬픈 것도 같은 밤  (0) 2009.04.28
이상한 날이었어.  (0) 2009.04.27
Posted by artist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