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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4.10 종프 후 1
  3. 2009.04.10 봄날을 나는 방법.
  4. 2009.04.08 누구니?
  5. 2009.04.08 뿌듯함-!
  6. 2009.04.05 미완성
  7. 2009.04.04 나도.
  8. 2009.04.01 My First Costa Rica 2
  9. 2009.03.21 사춘기
  10. 2009.03.19 다래끼
일기/everydaylife2009. 4. 11. 21:32


어젯밤,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결국 깊이 잠들진 못했나보다.
알람 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뒤척이다 화들짝 놀라 깼다.
악몽을 꾸던 중이었다.


요즈음, 뭔가 머리 쓰는 일을 하려 하면 자고 싶고 피곤해진다.
현실 도피성 기면증인건지-.


맞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랑하는 중인 거.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 앞으로 뭘하며 살아야 평생 후회하지 않을지,
그것에 대한 고민이 가시지 않아-
다 손 놓고 휴학해 버리고 싶은 욕망이 수시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나날들.

과거가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어떻게 살아내는가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상투적인 어느 전언이 정수리를 친다.

ㅎㅎ... 알아요.
나도 어쩔 수 없는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자꾸, 괴로웠던 과거로 회귀하게 되고,
그 시절을 상기하게 하는 물건들을 중독자처럼 찾아나서는걸. ㅎㅎ
힘들면서도, 그 때가 떠오르게 하는 것들을 찾게 되는 이유가 뭘까.
...... 한참 답을 찾지 못하고 언제까지나 미스테리일 것 같았는데,
방금 대답이 생각났다.

친구를 찾고 싶은거야.
나의 괴로운 현재를 온전히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은,
그보다 더한, 혹은 유사한 상황 속에 온전히 파묻혀 본,
과거의 나_ 뿐이니까.

그러다보면, 결국은 더 괴로워질 걸 알면서도.
빠져나올 수 없는 덫이야.
딱히 다른 탈출구가 없어서, 괴로움 속에 침잠해버려.

앞이 보이지 않고 괴로운데,
그게 다 혼자 몫이니까,
.... 결국은 날 조건없이 조용히 안아줄 사람을 찾게 되는거야.
많은 게 필요하지 않다.
난 항상 그랬었다-
그저, 따뜻하게 안아주고, 토닥여주고,
이따금씩 사랑의 표시로, 사랑스러워 못견디겠다, 의 표시로,
편안하게 안고 키스해주면 되었다.

사랑받고 있다는 기분.
그거면 충분했다.



그리고,
그런 날들에의 기약도,
불안하고 불투명하다고 느껴지기 때문에,
아,... 괜찮다, 음, 내가 이상한거야, 이렇게 그런 따위 이유로 힘들어하는 게. -
라고 되뇌면서, 애써 부인해보고,
다시 숨막히는 현실로 돌아오고-

결국 손에는 또다시 아무것도 잡히지 않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리고 싶어지는 것이다.

그렇지 못한다면,
시끄러운 음악에라도 몸을 맡기고 미친듯이 춤추고 싶어지는 것이다.



아- 아무리 조심스럽고 신중한 성격이라 해도,
그런 회포 쯤은 시원하게 말로 끄집어낼 호탕함이 있어야지-
바보같은 놈.......

......... 당장 멱살이라도 잡고 키스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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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4. 10. 23:00

종프 다녀왔습니다.
맘이 ..... 정말 힘드네요.


2개월 가까이 모든 정을 다 쏟았기에,
팀원들과 마지막으로 함께하는 시간이 더욱 묘했습니다.

정말 오랫동안,
어쩌면 영원히,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언제까지고 그리울겁니다.

우리 함께하며 웃었던 시간들,
같은 시간에 함께 공명하던 순간들,
첫 연주회 무대에서 떨리던 그 찰나까지도.

그리고-
이 내 외로운 맘은 혼자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고,
모두는 각자의 삶으로 돌아갈테지요.



시실리아노가 흐르는 조용한 방,
아-, 모든 게 이렇게, 그냥 끝나는 걸까요.
물론 영원한 건 없는 거겠지만,
그렇다면, 이 괴롭고 슬픈 영혼은 어떻게 하나요.
이 정 많고, 고독한 어린 아이는 어디로 가야 하나요.


시간이..... 약이겠지요.
물론.  


Ballad for Kay의 기타 선율이 시리도록 달콤하게 가슴을 저미는 밤입니다.
작고 깜깜하던 독서실에서
이 달콤한 음률에 몸을 맡긴 채
몰래 사 온 술을 들이키며 해석학의 어느 정리를 증명하던,
이제 벌써 2년 전이 된,
그 시절의 어느 날이 떠오릅니다.


앞이 캄캄했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던 그 날, 그 나날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밖에서 누가 힘들어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 밤이 괴로운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닌가보지요.



모든 게 지나가고,
다시 밀물이 올 것을 알면서도-
현재의 고통에 이리도 충실한 것은,

....... 모르겠어요.
어인 까닭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요.
바닥이 보이지 않고,
어디론가 까마득하게 떨어져버리는 기분입니다.
시간을 멈춰버리고,
1년만, 딱 1년만, 아주 편안-하게 쉬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감각 세포가 예민해서 힘든 거라면,
그 세포들일랑 다 마취시켜버리고 말이죠.

보름달이 떴고,
숨은 가쁘고,
이리저리 괴로운 밤입니다.
.... 이 쯤에서 솔직하게 털어놔도 될까요.
나 좀, 누가,
구해주세요.
꺼내주세요.
매일을 -
그 날 그 향을 맡고 떠는,
나를...
누가 좀 구해주세요.
살려주세요.

...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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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4. 10. 14:12

숨막힐 정도로 할 일이 많은 게 아닌 요즈음에도,
(잠은 제 시간 잘 수 있다는 말이다. 깨어있는 시간에는 물론 항상 공부함을 가정할 때다.)
집중이 안 되기는 매한가지다.

날씨가, 젠장할만큼, '너무'- 좋다.


심지어는,
시간이 넉넉할 때에도 가만히 앉아있기가 힘들다.
계속, 나가서 놀고 싶어.
어딘가, 안정적인 쉼터를 찾고 싶은 맘이 간절한가보다.

날카로워서, 작은 일에도 예민한 것도 여전하다.


커피를 마시고 나서야,
비로소 제법 활기있게 다시 일에 열중할 수 있다.

빨래도 밀렸고, 과제도 밀렸고, 공부도 밀렸건만,
내 맘은 온통 연막으로 덮인 듯 불안정하기만 하다.


아,
한가지 위안되는 사실은
이제 나에게 적당한 카페인 농도를 찾았다는 거야.
인스턴트 로부스타 믹스커피를 마시다가 커피와 연을 끊겠다고 선언했던 2년 전 내 모습이 떠오른다.
인스턴트 믹스나 자판기 커피, 캔커피는 정말이지 나랑 맞지 않는다.
먹었다 하면 곧바로 온몸에 반응이 온다.
심장이 너무 심하게 뛰어서 제대로 앉아있기도 힘들 정도로 숨이 가빴던 적도 있다.
그 때 난 침대에 거꾸러져 한 시간 동안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속도 백이면 백 뒤집혔고, 각성 중도, 각성 후도 깔끔하지 못했다.
항상 머리가 아팠고, 눈 깜박임이 사포질 같았다.

그런 쓰레기같은 커피에 적응해 잘 사는 사람들이 진짜 신기할 정도다.
내 손으로 직접 원두를 내려 마시게 되면서,
비로소 나는 다시 커피군과 오해를 풀게 되었어.




휴...
한 잔 마셨으니 또 집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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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everydaylife2009. 4. 8. 02:59


요즈음 나를 또 소소한 즐거움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
동아리에서 하고 있는 마니또.

마니또를 여러 번 해 봤지만, 사실 한 번도 그리 즐겁진 않았었다.


으레 하는 것-.


누구인지 밝힐 때, 미안하지 않게만, 평균적으로만 맞춰서,
그렇게 챙김받았고
그렇게 챙겼었다.

설렘도 즐거움도 없었고,
그저 예의를 차리며 돈만 쓰는,
아, 그래, 사람 한 명 정도와는 더 친해지는.
그런 계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심지어는, 이번 학기 초에 09들과 한 마니또는,
굉장히 짜증나는 기억까지 남겼다.
.... 지금도, 다시 생각하니까 화가 나네.






ㅎㅇ......
그리고 지금,
난 내 마니또가 누군지,
무척이나 궁금하고,
설렌다.

성별을 바꿔 뽑았기에 남자는 맞는데.
여러 정황을 놓고 추리해 볼 때,
지금 날 챙기는 녀석은 그 녀석이 확실한데-
만약 아니라면, 정말 엄청난 fake 인거다.
그런데, 그런 fake를 쓴 거라면 날 가지고 논 것이 될 수도 있고, 그렇다.
하지만, 그건 정말 못된 거니까 . . .
아마.... 그 녀석이 맞을 것이다.

. . . 말투도 딱, 녀석 말투야.



ㅎㅇ, 진짜 귀엽다.
겨우 이틀 되었을 뿐인데, 난 메시지 네 통과 간식 한 번, 그리고 쪽지를 받았다.
그리고 그 메시지들이, 올 때마다 번호가 바뀌어 오는 것이 아닌가.
마지막에는 1004한테 왔더라. 근데 그 내용이 . . . : 누나 안녕하세요 제가 누나 마니또에요 (^▽^)

간식에 붙어 있었던 메시지는 더더욱-

To. -누나.
어이, 김'고양'씨.
힘좀 내면서 삽시다.

이 조용한 --대에서가 아니면
'어디서' 누나의 낭만을 펼치겠냐고. ㅋㅋㅋ
From 마니또.

허, 이놈 서사 봐라.
누가 전공이 그것 아니랄까봐,
메시지 표현 방식이 아주 - ㅎㅎ
참, 한국어, 잘 다룬다.



........ 일이 어떻게 풀려갈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사실이다.
내가 마니또 덕에,
이 힘든 일정들 속에서도 잠시 잠시나마 웃고 힘낼 수 있었다는 것.
누군가가 날 생각해 준다는 것,
관심받고 있고, 챙김받는다는 것,
외로운 맘을 참 포근하게도 감싸주는 느낌.

고맙다, 천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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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everydaylife2009. 4. 8. 02:43

작은 여유조차 갖기 어렵게,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일과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행복한 일들이 생기를 주곤 한다.

오늘, 일주일 내내 줄기차게 준비해 온 사회교육론 발표를 성공리에 끝냈다.

지난 일주일간,
체계적인 목표를 세워 부지런히 모이고,
'이 재미없는 내용'을 어떤 그릇에 담아 제시할 것인가를 치열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더 재미있게, 효과적으로, 친숙하게, 피부에 와닿는 예를 들어,
우리의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 머리를 모으고 모으고 또 모았다.

그동안,
내가 독단적으로 대부분의 틀을 마련하고 추진하는 것은 아닐까.. 맘이 많이 불편했었다.
다른 조 사람들이, 우리 조보고 왜 이렇게 빡세게 준비하고 자주 모이냐고 물어볼 때도 그랬다.
내가 불필요한 완벽주의로, 내 욕심으로 조원들을 괴롭게 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녀석들은 내 의견, 즉 '열심히 해 보자'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해 주었고,
내가 제시하는 새로운 내용 제시 방식에 공감을 표시하며 함께 고민해.. 아니, 적어도 귀찮아 하지는 않았었다.
.....그래. 그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리고 믿었던 대로, 우리는 발표를 잘 끝냈다.
사실 결과에는 욕심이 없었다.
최선을 다했고, 그 과정에서 배울 점들이 무궁무진하게 많았다.
- 비고츠키의 비계, 또래와의 상호작용 모형! 그 위력이 피부로 느껴지는 시간들이었고,(스터디의 위력.)
  효과적인 내용제시방법, 조직 방법을 고민하면서 얻은 것이 많다. 
  주변의 모든 소재가, 발표의 효율성과 전달성을 높이는 데 창의적으로 변용되어 쓰일 수 있었다.
  '정보를 전달하는 말하기'는 딱딱해져 청중이 외면하기 가장 쉬운 유형의 말하기다.
  이를 잘 해내기 위한 방법들을, 책을 읽으면서까지 연구했고, 실제로 적용하는 실습까지 마친 셈이 되었었다.
  청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고자 노력했는데, 사실 나는 대중문화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사람이라 아이디어가 쉬이 떠오르지 않았었다. 그 때마다 조원들이 '최근'의 생생한 예들을 제시해 주어, 발표에 한층 더 단 당의가 곱게 씌워졌다.
그걸로 충분했고, 원없이 열정을 쏟아부어 보았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경험이었다.


파일이 열리지 않는 등 문제가 발생해 한참 고생한 끝에 발표를 했고-
실로 우리의 발표는, 정말로, 우리도 꽤나 만족했을 정도로, 아트였다. ^ ^


우리의 발표에 학우들은 박수로 화답했고,
교수님께서도, '매우 흡족'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다.
그 깐깐하시던 최용규 교수님께서!

학우들의 반응이다.
- 한 시간동안 발표가 아니라 무슨 수업을 하나 들은 것 같아. (무려 네 명의 학우로부터 들은 말!)
- 언니, 졸았었는데, 발표 듣다가 잠이 다 깼어. ^^
- 언니 무슨,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누드교과서 같아.
- 정말 준비 많이 했더라.. 준비도 잘 했고, 발표도 정말 잘 했어. 정말 공부를 많이 했더라.
- 다른 조에게 해악을 끼치는 발표였어. ㅋㅋ 다른 조는 이제 어떡하라고.
- 언니, 진짜 쏙쏙 다 이해됐어!
- 휴, 언니네 발표 땜에 우리조 부담이...... ㅋㅋㅋ 아우!!!
- 오늘 짱이었어 언니 ^^*

교수님께서는-
- 발표한 학생들, 목소리도 참 좋고, 발표도- 선생님의 자질이 보입니다. 참 잘했습니다.
라고도 말씀해 주셨어.





결과에 대한 욕심은 없었는데,
다들 지금까지의 우리의 노력을 인정하고 아낌없이 감탄해주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물론... 그렇지 않고, 모두 웃으며 발표를 지켜봐 줄 때 썩은 표정으로 관조하는 학우들도 있었다.
내가 그 심리를 알지. (...)

다시 맘먹어본다.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잘 해냈을 때,
시기와 질투와 열등감으로 입다물고 인색해져 있지 말 것.
알고 있다.
자유롭게 칭찬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결국 자유롭게 자기 안의 능력을 꺼내어 빛낼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사람이라는 걸.
내적 열등감과 완벽주의의 늪에 빠진 사람들은,
결코, 자신보다 나은 결과를 낸 타인을 진심으로 칭찬하고 인정하지 못하게 마련이다.



뿌듯함.
찰나의 여유.
그리고, 다시 숨가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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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everydaylife2009. 4. 5. 18:48

머리를 쓰는 게 귀찮은 건가, 아님 괜한 불안증이 또 닥치는 건가,
몸을 '풀가동'하는 것도 아닌데 자꾸 늘어진다.

알람을 맞춰 놓으면, 그래도 그 시각에 깨곤 했었는데 이젠 그것조차 마음대로 안 된다.
아니, 내 마음이 그러고 싶지 않은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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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4. 4. 02:29


2년 전 완벽한 나의 여신님이었던 김윤아 언니는, 1년 중 특정한 시기가 되면 필수 코스로 우울증을 약 3개월간 앓는다고 했다. 글쎄, 지금은 결혼해서 예쁜 애도 낳아 잘 지내고 계시니까, 또 어떨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에게도 그런 것이 생기려나.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작년 3월, 4월도 무척이나 힘들었었는데, 어찌된 것이, 올해도 비슷하다. 느끼는 것도, 원하는 것도, 부족감을 느끼는 것도. 그 전 시기에 어떻게 답을 찾아 행복하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게 되고, 꼭 앓아야 하는 병처럼, 모든 인식은 원점으로 돌아가 날 다시 괴롭힌다.



오늘은 오후 4시부터 10시까지, 꼬박 사회교육론 조별 발표 과제에 매달려 있었다. 즐거웠다. 어떤 것에 몰입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아, 잠시 혼란하기도 했다. 7시 쯤, 동아리에서 급모임이 있다고, 오고 싶은 사람은 오라고 문자가 온거지. 가고 싶어 혼났다. ㅎㅇ.

기숙사에 돌아와서 메신저를 켜고, 발표에 쓸 동영상 자료를 동기에게 전송하던 중 회장 오빠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술 드시고 하신 말씀이지만, 그 말씀들, 다 진짜였음 좋겠네. 그리고, 너, 용기 좀 냈으면 좋겠다. 내가 그렇게 어려울까? 누나라서? 바보야- 누나 기다리고 있는거 안 보이니.

휴우. 4월 내내 과제랑 발표에 쩔어서 급모임에도 못 나가고 긱사에만 박혀 있다가, 힘들어서 혼자 포기하게 하기 싫은데. 학교는 점점 봄으로 찬란해질 테고, 교정은 온통 사랑으로 가득 차겠지. 힘내, 괜찮아 이 녀석아. 용기를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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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4. 1. 11:30


무척이나 오랫동안 간절히 바라던 순간이다. 
 
생각보다 내 미각이 꽤나 발달한 모양이다.
지금 날 달래는 녀석은 코스타리카인데,
진짜로 그 맛이 그윽하게, 풍부하게 느껴진다.
살짝 단 초콜릿 향-
약간의 신맛이 느껴지는, 과일맛-
짙고 heavy한 질감까지.

어떡해.
중독될 것 같다.

프레스기를 씻고 들어왔을 때
온 방에 진하게 퍼져 있는 커피향이 어찌나 포근한지.

이 봄,
커피군을 애인삼고 삶에 깨어있어야지-

... 그래도, 사실 다시 사랑이 필요한 것 같긴 해.
보고싶다.
너, 놓치기 정말 아깝다.
내가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 게 보이지 않나보다.
하긴, 되더라도 난감해질 상황이니 어차피 포기해야 하는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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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3. 21. 19:15



오랜만에 옛날에 친구였던 녀석의 공간에 들러보았다. 즐겁게 잘 살고 있었다. 자신의 적성에 딱 맞는 전공 분야에서 나날을 벅차게 살아가고 있었다.

나는 이런 저런 끼를 모두 접고 교사가 되는 정도를 밟고 있다. 분명히, 학창시절까지만 해도 우린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똑같은 유형의 입시제도 하에서 그녀석은 열등감에 반동을 형성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 끔찍했던 과정을 둘 다 어떻게든 통과했고, 1년이 지난 지금 우린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지금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나의 길인지. 분명, 적성에 맞기는 할 테지만- 못다 펼친 내 끼와 능력들은 다 어디로 잠적할 것인지, 불안감에 숨도 고르게 쉬기 어렵다. 분명, 분명 우린 그리 다르지 않았는데.

달랐다 하더라도, 나의 성장 배경과, 날 억눌렀던 제도와 환경들이 자꾸 고개를 든다. 지금의 나는, 나 자체로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과 어우러져 형성된 product다. 진짜 나의 모습은 무엇이었을까. 나는 또, 지금의 환경에서 어떤 실체로 재구성되는 중인 걸까.

녀석은 아직도 큰 꿈을 품고 있었다. 내 꿈은 모두 어디로 날아간 걸까. 너무 일찍 리얼리스트가 된 것이 아닐까. 체 게바라의 말처럼, 리얼리스트가 되되 가슴에는 불가능한 꿈을 품어야 할진대, 무모할지라도 큰 뜻을 품었던 어린 마음은 나도 모르는 새 조로하고 말았다. 다 던져두고, 훌쩍 여행이나 떠나고 싶다. 숨쉬기도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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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
일기/everydaylife2009. 3. 19. 23:51

몸 상태가 좋지 않고 술을 많이 마실 때, 다래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 학교에만 다니면 없던 병도 생긴다.
다래끼 따위로 고생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오늘 아침 무려 '심장이 뛰고 눈이 아파서' 잠에서 깼다.

숙취와 체육에 쩔어서 온 몸이 천근만근이었다. 
걷기는 커녕 눈 뜨고 앉아있는 것도 힘들어서,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스폰을 빠졌다.
정말 깊이 잤다. 알람 소리를 듣고 깬 뒤에도 한동안 어지러워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스폰 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를 듣고 많이 미안했다.
하지만 맘이 복잡했다.
차마 다 쓰기도 힘들다.
항상... 힘든 사람들이 힘든 법이지.

요새 술을 자주 마셔서 그런가봐,
염증이 여기저기 생기는 것이.
귀 뚫은 지도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돌아가면서 부어오른다.
멀쩡하다가 갑자기 이래서 나도 어이가 없다.

다들 시간은 없고,
누구 하나 원망할 대상도 없지만 속은 상한다.

아무튼, 개강하고 2주만에,
내 몸은 벌써 고장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학기말에 완전히 넉다운 되었었던 게 다시 생각난다.
넉다운 정도였나. 막말로 목숨도 잠깐 위험했었는데.
이번엔 절대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서.
아마, 그래서 내가, 매사에 덤벼들 의욕을 더더욱 상실했는지도 모른다.

본격적인 '무자비한 폭풍'이 닥쳐오기도 전에,
몸도 마음도 힘들어서 내 몸은 무너져가고 있다.
아니, 제발 좀, 아껴달라고 부르짖고 있다.
미안해, 몸을 무너뜨려 정신이 맑아질 때까지 날 괴롭혔으니,
이젠 좀 차분하게 매사에 집중할 수 있을까.
몸을 혹사하고 나니, 이제 매사에 자포자기한 심정이다.
그냥, 하는 거지.


.... 휴.
얼른 다래끼나 나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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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rtistry